[정이도 칼럼] 수요와 공급을 알면 부동산 급등도 해결
[정이도 칼럼] 수요와 공급을 알면 부동산 급등도 해결
  • 공학저널
  • 승인 2021.07.19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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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용 반도체의 공급물량 부족으로 완성차 생산기업의 공장 가동 중단, 선박 부족으로 수출 대란으로 이어진 물류 마비. 최근 수요의 증가와 공급의 부족으로 생긴 불균형은 코로나 19에서 파생된 나비효과가 가져온 결과물이다.

차량용 반도체의 공급물량 부족은 2020년 3분기까지 매출이 줄어들 것으로 예측해 생산을 미룬 영향이 크다. 더불어 가전, 휴대전화, 게임, IT 플랫폼 등 그 수요가 코로나 19의 영향으로 급등하면서 가전제품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반도체의 수요가 높아졌고 차량용 반도체보다 가전용 반도체를 먼저 생산에 착수했다.

이후에 완성차 회사에서 반도체 발주에 나섰지만, 휴대전화, 가전용 반도체에 밀려 생산 순위가 뒤로 밀리게 되었다. 더불어 미국의 텍사스 한파, 대만의 가뭄으로 인한 물 부족, 일본의 반도체 기업의 화재 발생 등 주변 반도체 생산 거점에서 발생한 변수로 반도체 생산이 원활하지 못하게 된 것도 한몫했다. 결국,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은 누군가의 손해 혹은 이익으로 이어지는데 차량용 반도체 수급불균형은 완성차 기업의 매출 감소로 이어지게 되었다.

공급과 수요의 불균형은 우리 개개인의 삶과도 관계가 깊다. 왜 명문고라 불리는 곳에 입학하기 위해 서울 강남으로 이사를 할까? 왜 모든 사람이 명문대에 진학하고 싶어 할까? 대기업의 경쟁률은 왜 치열할까? 왜 부동산은 급등할까? 명문고, 명문대, 대기업, 강남의 부동산. 이 모든 것들이 공급과 수요의 균형과도 연결된다.

비록 가치의 불균형은 발생했지만, 부동산을 제외하고는 수요와 공급은 어느 정도 균형을 이룬다고 볼 수 있다. 명문고, 명문대, 대기업으로 가는 길은 좁고 공급은 한정되어 있지만, 개인의 능력에 따라 각자가 수요를 맞추기 때문에 어쨌든 균형은 이루고 있던 셈. 결국, 경쟁이 치열해지고 사람의 서열화까지도 만들어져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극심해지는 현상이 만들어졌지만, 공급과 수요의 균형은 억지로 만들어졌다.

부동산 문제도 공급과 수요의 불균형만 해소하면 사라질 문제인데 근본적인 문제에 접근하여 이를 해결하려는 이는 적다. 입시학원은 공급이 증가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는데 부동산의 급등과는 원인이 같지 않지만, 이 사례를 통해 지금의 부동산 급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명문대에 진학하려는 이유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렇기에 본인 혹은 자식이 명문대에 진학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 입시학원이 큰 영향을 끼쳤다. 어느 입시학원에 다니느냐에 따라 명문대에 진학할 확률이 달라지는 것이다.

명문대에 진학하려는 수요가 늘고 남들보다는 앞서가기 위해 사교육이 급격하게 성장하면서 입시학원이 우후죽순으로 늘어났다. 과거에는 학원만 만들면 학생들이 몰려왔기에 입시학원 입장에서는 경쟁이 치열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런 상황은 시간이 지나면서 역전이 된다.

교육의 ‘교’자도 모르던 사람들도 진입장벽이 낮기에 돈이 되는 입시학원을 너도나도 세우기 시작하면서 레드오션이 되어 버린 입시학원 시장. 공급이 수요를 넘어버리는 상황이 오자 시장은 재편되었다.

입시학원의 가치는 명문대 진학률에 있는데 명문대 진학률에 따라 등급이 매겨진 것이다. 명문대 진학률이 높은 입시학원은 입소문을 타면서 저절로 홍보되고 수요가 급격하게 몰리기 시작했다. 여기저기에서 학생이 몰리다 보니 이제는 학생을 가려 뽑게 되었고 수강료를 대폭 올려도 여전히 인기 있는 입시학원에 등록하려는 인원은 줄어들지 않았다.

이제부터는 입시학원이 학생들을 고르기 시작한다. 학원에서 학생들의 성적을 보고 면접도 보면서 조금 더 명문대에 진학할 확률이 높은 학생들을 고르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이 계속 반복하다 보니 명문대 진학률이 높은 학원은 확장에 확장을 거쳐 끝도 없는 성장이 이어지고 그것이 아닌 학원은 몰락했다.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서 아이러니하게도 관련 시장은 안정화 되었다. 명문대 진학률에 따라 학원별로 등급이 매겨지면서 입시학원이 서열화가 되고 수요와 공급이 안정화 되었다. 높은 강의료와 학생의 기본 성적이 좋아야 인기 입시학원에서 수업을 들을 수 있었기에 진입장벽이 높아졌다.

간단히 말해 아무리 돈이 많아도 성적이 밑바탕 되지 않으면 학원에 들어갈 수 없고 아무리 성적이 좋아도 돈이 없으면 학원에 들어갈 수 없게 되었다. 그렇게 자신의 성적과 자본에 따라 들어가는 학원도 달라졌다. 그리고 여기에 새로운 변수도 발생한다. 인기가 없는 학원에서 성적이 좋아 명문대 진학률이 높은 학생들에게 심지어 돈까지 주며 학원에서 수업을 받으라고 제안을 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수요자로서는 이를 마다할 이유가 없기에 비인기학원은 이런 식으로 마케팅을 하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서 인기학원은 꾸준히 인기 있고 이러한 마케팅조차도 안 되는 학원들은 그대로 몰락했다.

그리고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했다. 코로나 19로 인해 교육 트랜드가 급격히 변화하였다. 입시학원보다는 소수 그룹이나 1:1 과외를 많이 찾게 되고 온라인수업의 발달로 입시학원은 다시 축소되었다.

또한, 인구감소와 사람들의 인식이 변했다. 예전에는 대학을 꼭 가야 하고 취업을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곳이었는데 이제는 달라졌다. 대학을 왜 가야 하냐는 아이들이 많아졌고 이제는 대학교를 중퇴하는 아이들도 많아졌다.

교육트랜드가 이제는 홈스쿨링이나 대안학교로 변화하기 시작했다. 이런 현상으로 예전과 다르게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는 것이 힘든 아이가 늘어나기 시작했다. 이처럼 어느 현상이 발생하면 나비효과가 되어 예상치 못한 다양한 변수들이 발생하고 이런 변수에 맞게 시장은 또 흘러간다.

여러 변화로 폐업하는 입시학원이 많이 생겼고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 해소되면서 비록 서열화가 되었지만, 경쟁력이 있는 학원은 살아남고 없는 학원은 사라지면서 시장은 다시 안정화 되었다.

이 사례는 모든 시장경제에도 동일하게 작용한다. 특히 부동산 시장에서는 입시학원의 흥망성쇠와 안정화 사례를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차라리 부동산도 서열화시키면 인기 있는 부동산을 제외하면 나머지 시장은 안정화 될 것이다. 또한 부동산의 수익성이 없어지면 자연히 해결될 문제다.

그런데 지금의 상황은 수요가 많고 적음을 떠나서 어디든 수요가 있어 전반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급등한다. 주택 미분양 수요가 18년 만에 최저라는 것이 그것을 단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거기에 투기 세력과 해외자본의 유입도 큰 변수로 작용했다.

어차피 부동산 시장이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면 차라리 부동산 역시도 서울 - 수도권 - 광역도시 - 지방 순으로 저절로 등급이 매겨지게 해 서울을 제외한 지역의 부동산 가격을 하향 평준화시킨다면 그것도 나름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입시학원의 사례를 적용하여 창의력만 잘 이용하면 아직 부동산 가격을 낮출 방법은 많이 남아있다. 그리고 여기에는 주택이 부족하기에 주택공급을 늘린다는 1차원적인 생각만 할 것이 아니라 관련하여 파생되는 2, 3차원적인 문제해결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

부동산 가격이 지역에 따라 서열화가 되더라도 안정화가 필요하다. 지금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부동산의 공급과 수요의 불균형은 그것이 나비효과가 되어 인구감소 등 지금은 알지 못하는 새로운 문제의 도화선이 될 것이고 또 많은 이들이 새로운 문제에 따른 고통을 받게 될 것이다. 국가경쟁력은 낮아질 것이고 그동안 국민이 악착같이 만들어 온 선진국 대한민국은 사라질지도 모른다.

 

 

 

 

 

 

글_정이도
(주)드림기획 대표이사
공학전문기자/작가/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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