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물도 레시피가 있다고?” ICT 융합기술로 입 맛대로 키운다
“ 식물도 레시피가 있다고?” ICT 융합기술로 입 맛대로 키운다
  • 김하영 기자
  • 승인 2021.06.29 09: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공학저널 김하영 기자] 광원·온·습도·양액 등 조절·조합에 따라 식물의 맛이 무궁무진해진다. 스마트팜 내에서 성장 조건에 따라 ‘레시피’를 변화시키면 된다. 같은 공간에서 쌉싸름한 맛이 나는 채소와 단맛이 나는 채소를 동시에 기를 수 있다. 또 특정 나라, 특정 기후에만 자라는 작물도 재배가 가능해진다.

ICT 기술이 적용된 스마트팜의 다양한 제어 기술은 이 모든 것을 가능케 했다. 특히 광원은 식물 생장에 없어서는 안 되는 요소로 식물의 맛과 생산성 등 많은 것을 좌우한다. 

하지만 그간 국내 스마트팜 시장에서 인공광원은 타 환경제어 기술에 비해 비교적 주목을 받지 못했다. 식물의 성장단계마다 필요한 빛의 파장이 다르다는 것을 아는 이가 적을뿐더러 이를 조절하는 기술 개발도 어려웠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형광등이나 발광다이오드(LED) 광원이 사용됐는데, LED를 이용해 식물에 필요한 여러 개의 파장을 모두 제공하려면 많은 종류의 LED가 필요해 비용적인 측면과 생산성 측면에서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또한 기존 보조광원의 경우 과도한 열이 발생하거나, 식물에 꼭 필요한 파장대의 빛을 주지 못해 식물의 키는 자라지만 열매는 잘 열리지 않는 문제도 발생했다.

이처럼 생산성 증대와 품질향상이 가능한 새로운 광원이 필요해지면서 새로운 인공광원이 등장했다. 바로 ‘쉘파라이트’가 그것이다.

쉘파라이트는 단일 LED와 퀀텀닷 필름만을 이용해 다양한 파장을 효율적으로 구현한다. 퀀텀닷의 크기에 따라 다양한 파장의 빛 구현이 가능한 원리를 이용했다.

기존의 광원 기술이 대부분 사람을 위해 개발된 것이라면 쉘파라이트는 식물을 위해 개발된 광원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식물이 필요한 파장을 주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주는 장치보다 광원을 골고루 투여해 생장을 돕고, 식물의 품질 또한 끌어올릴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에 쉘파라이트는 식물 품종, 생육 특성에 따른 맞춤형 광원 제공으로 다양한 품종 재배가 가능하고, 인공광원을 이용하기 때문에 특수환경 재배도 가능한 것이 특장점으로 꼽힌다.

이를 개발한 ㈜쉘파스페이스는 식물이 성장할 때 필요한 빛에 집중했다. 식물의 성장단계·환경마다 필요한 빛의 파장을 분석해 AI가 시간대별로 구현하는 맞춤형 가변라이트를 개발한 것이다.

쉘파스페이스 윤좌문 대표이사(사진)는 “품종별·생육단계별 조명 최적화를 통해 무수히 쌓인 재배 데이터는 최적의 ‘상태’를 도출해낸다. 관련 데이터베이스를 확보하고 이를 스마트팜에 적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쉘파스페이스는 작물별, 생장단계별 필요한 파장 데이터를 연구하고 있다. 쉘파라이트로 빛을 맞춤형으로 공급하기 위한 식물별 최적화 광원을 찾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환경제어가 가능한 30대 정도의 자체보유 생장시설에서 식물별로 최적의 빛을 찾는 연구를 수행해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으며, 한국기계연구원, 논산딸기연구소 등과 함께 실증 실험도 진행하고 있다.

윤 대표는 “일반적인 농사는 1년에 한 두번 가능하기 때문에 사용 가능한 데이터 축적 면에 있어 매우 느린 편이다. 하지만 우리는 환경제어가 가능한 자체 보유 생장시설에서 연중으로 농사가 가능하기 때문에 5년간의 자체데이터가 많이 축적된 상태”라며 “식물의 기본적인 특성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데이터 질을 높이기 위해 통제된 환경에서 데이터를 확보했기 때문에 기술에 대한 자부심도 매우 높다”고 말했다.

쉘파스페이스는 시중에 없는 식물 재배를 목표로 하고 있다. 국내에서 생산하지 못하는 향신료, 부가가치 작물 등을 제어된 환경에서 생산해 소비자에게 제공하면 그 자체로서 가치가 있다고 여기는 것이다.

윤 대표는 “국내에서 생산이 힘든 천연물을 찾아 환경을 재현하려고 한다. 재배하기 힘든 만큼 ‘식물 레시피’의 가치와 파급력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이는 광원으로만 해결하지 못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ICT 기술을 결합한 시스템 개발을 목표로 기술 개발에 매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인구 감소, 기후 등 환경의 변화로 스마트팜 수요는 더욱 커질 전망으로, 국내를 넘어 전 세계를 대표하는 스마트팜 솔루션 기업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쉘파스페이스는 앞으로 국내는 물론 미국과 동남아시아 등 해외의 농업시장까지 적극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