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분야 젠더 장벽 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
과학기술분야 젠더 장벽 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
  • 김하늬 기자
  • 승인 2021.05.24 10: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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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저널 김하늬 기자] 과학기술 분야 여성이 과소평가 받는 현상을 학계에서는 ‘마틸다 효과’라고 정의한다. 사회에서 여성이 가진 능력이 충분히 평가되지 못하는 사회적 현상을 말하는 것이다.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WISET)에 따르면 우리나라 과학기술 분야 여성 연구자 비율은 15.1%로 나타났다. 또한 한국연구재단에서 발표한 과학기술 연구인력으로 고용된 여성과 남성의 비율은 19.3% 대 80.7%로 4배가량 차이가 존재한다.

임원으로 올라갈수록 그 격차는 더 벌어진다. WISET이 조사한 결과 2019년 기준 리더급 여성 임원은 3.9% 가량으로 과학기술 분야 여성들이 나아갈 방향성을 제시하고, 결정권을 갖고 있는 리더급 여성들이 현저히 낮은 비율로 조사된 것이다.

걸스인텍(Girls in Tech) 한국지부 이현승 공동지부장(사진)은 이러한 현상을 단순히 남녀 갈등으로 치부하기보다 과학기술 분야 구성원들의 목소리를 다층적으로 듣고 격차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다양성을 인정하고, 여성들이 가진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지부장은 “성별, 직급을 막론하고 대화가 단절돼서는 안 된다. 수평적인 관점에서 다양한 의견을 받아들일 자세와 준비가 필요하다”며 “지금의 작은 움직임이 미래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여성 과학기술인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향후 여성 과학기술인의 방향성에 대해 여성들의 니즈를 반영하기 위해서라도 결정권자인 여성들이 많아져야 할 필요는 있다”고 설명했다.

전 세계 과학기술 분야 여성 십만 명 이상의 회원을 보유한 걸스인텍은 교육, 네트워킹, 경진대회, 창업 지원 등 과학기술 분야 여성들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수행하는 비영리 단체다.

학생, 사회초년생, 경력단절 여성들을 지원하고 있으며, 운영진도 주니어부터 시니어까지 매우 다양한 각 계층에서 참여하고 있다.

지난 2014년 한국지부 설립 후 현재 4000여 명의 회원들이 걸스인텍 코리아를 통해 연대를 이어가고 있다.

이 지부장은 “걸스인텍의 최대 장점은 과학기술 분야에 대한 열정을 가진 여성들이 연령, 경험, 배경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서로의 성공과 실패 사례를 통해 각자 성장할 기회를 가질 수 있는 것”이라며 “기존에 여성들이 가지기 어려웠던 수평적 네트워킹 속에서 함께 성장함에 따라 사회적으로 이어져 온 그간의 젠더 장벽을 조금씩 허무는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걸스인텍은 여성들이 다양한 경험과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면서 그들이 스스로 동기 부여할 수 있는 다채로운 행사의 장을 마련하고 있다.

사회초년생들에게 테크니컬 스킬, 기업가 정신을 높일 수 있는 캠프, 해커톤 등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며, 퍼스널 브랜딩을 비롯해 각 분야 연사 초청을 통해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다. 빅테크 기업들을 비롯해 WISET, 한국여성기업인협회와 협업을 통해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이 지부장은 “기술 분야에서 필요한 인재는 개발자뿐 아니라 기획, 마케팅 등 다양한 능력을 갖춘 사람들이 필요하다”며 “디지털 시대가 요구하는 능력은 ‘융합’인 만큼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에서부터 시작해 점차 방향을 넓혀가며 성장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전했다.

개발자들도 기술 개발을 넘어 시장을 파악해야 한다는 그의 신념은 그를 지금의 자리에 올 수 있게 했다. 소프트웨어 개발자이자 기획자, 커뮤니케이터인 이 지부장은 소프트웨어 기업 텔레파씨 공동창업자이다.

이 지부장은 “자신의 분야에서 전문성을 키우는 것은 기본이다. 하지만 여성들이 과학기술 분야에 영향력을 끼치기 위해 목표를 더 크게 가졌으면 좋겠다”며 “걸스인텍의 활동으로 장차 테크 분야를 이끄는 리더들이 나오고, 또 이들이 다른 여성들을 위해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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