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널 기계화 시공, 더 빠르고, 더 안전하다
터널 기계화 시공, 더 빠르고, 더 안전하다
  • 전찬민 기자
  • 승인 2021.05.03 09: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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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저널 전찬민 기자] 현재 터널 기계화 시공의 모토는 터널 시공을 더 빠르고, 더 안전하게 추진하는데 장점이 있기 때문에 그 활용도가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인류는 고대로부터 다양하게 터널을 건설해 이용해 왔고, 현재 터널을 굴착하는 방법에는 크게 발파와 기계화시공으로 분류할 수 있다. 발파와 같은 재래식 터널공법은 다양한 단면 형상의 터널을 매 폭약을 이용해 공사하는 방법이며, 기계화 시공은 디스크 커터(disc cutter)나 커터 비트(cutter bit) 등으로 기계를 활용해 터널을 연속적으로 굴착하는 공법이다. 그간 국내 터널건설 시장은 선진국에 비해 주로 경제적 논리에 의해 발파공법이 활성화돼 왔다.

하지만 사회적인 눈높이와 삶의 질이 향상되면서 발파공법은 주변 거주민들의 소음, 진동 등의 환경적 민원을 발생시킬 수 있다. 또한 하루에 수 m밖에 굴진을 하지 못하면서 굴착 후에도 필연적인 불규칙한 여굴, 즉 계획면보다 과대 혹은 과소 굴착면이 발생하는 등의 제약사항이 있다.

이에 반해 터널 기계화 시공은 발파에 비해 소음이나 진동이 거의 없고, 하루에 수 m에서 많게는 수십 m까지 터널 굴진이 가능하며, 굴착면도 매끄러워 일정한 버력 반출량을 가능하게 한다. 또한 발파공법은 화약류를 취급하기 때문에 작업여건이 위험하며, 기계식 공업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작업 여건을 가지는 장점이 있다.

터널 기계화 시공의 대표적인 장비는 TBM(Tunnel Boring Machine)과 로드헤더(Road Header)가 있다. TBM은 암반이나 토사 터널을 한 번에 뚫는 ‘기계 두더지’에 비유할 수 있고, 우리말로는 ‘전단면 굴착기’라고 할 수 있다.

현재 TBM의 트렌드는 기술의 발전으로 장비의 대형화(최대 직경 17.8m까지 가능), 초장대화, 다양한 단면의 다양화, 그리고 초굴진화를 표방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TBM 장비는 주어진 지반여건과 예상 리스크를 고려해 주문 제작하는 방식으로 이뤄져야 하는 것이다.

즉 마켓에서 소비자가 자동차를 구매하는 것과 달리 프로젝트의 리스크를 분석해 헷징하는 장비의 스펙을 만들고, 주문 제작하고 운영하는 역량이 매우 중요하다. 또한 기술이 발전하면서 발파공법으로는 수행하기 어려운 극한 환경에서의 기계화 터널 굴착이 가능하게 됐으며, 국내 기계화 터널 굴착 기술은 해외에서도 인정받을 정도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SK건설은 터널 지하공간 분야에서 꾸준한 노력과 실적을 발휘해 왔다. 최근에는 기계화터널 설계과 시공분야 프로젝트에도 적극 참여해 현재까지 국내·외에서 TBM으로 굴착한 터널의 연장을 합치면 약 100km 정도가 될 정도로 실적을 쌓고 있다.

특히 SK건설은 2016년 세계 최초 아시아와 유럽대륙을 연결하는 복층 해저도로터널을 투자, 건설, 운영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국내 최초로 동탄-인덕원 터널에서 도심지 구간의 발파 소음, 진동을 회피하기 위해 ‘로드헤더’ 공법을 설계에 적용해 현재 진행 중에 있다.

SK건설 김택곤 팀장(사진)은 “기계화 시공의 가장 큰 장점은 재래식 터널 공법에 비해 더 빠르고, 더 안전하다는 것이다. 발파공법과 동일한 조건에서 TBM 장비를 이용해 굴진하면 하루에 수 십 m 굴착이 가능하다”며 “기계화 시공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그에 맞는 장비를 제작해야 하기 때문에 장비를 구매하는 초기 비용을 투자해야 하는 단점이 있지만 터널 연장이 장대화 되면 기존 발파공법에 비해 그 장점이 크게 증가한다”고 말했다.

향후 TBM공법은 로보틱스와 Digital Transformation, 그리고 인공지능(AI)이 활성화되면서 그동안의 터널링 업계의 판도를 바꿀 전망이다. 이러한 기술이 접목되면 결국 안전이 더욱 강화돼 위험 공종에서 작업자가 줄어들게 되고, 좀 더 난해한 터널링 프로젝트의 타당성이 가시화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 팀장은 “궁극적인 TBM 운영은 스스로 전방지질 조건을 판단해 굴진하는 자율운전 TBM 기술, 무인 세그먼트 설치기술, 연속적인 굴착기술, 획기적인 TBM 커터 교체 방안 등 시장 판도를 바꿀 아이템이 나올 것”이라며 “또한 이러한 기술을 통해 앞으로는 친환경적인 공법 개발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SK건설은 큰 틀에서 친환경과 재생에너지를 주축으로 하는 회사로서 ESG(Environment, Social, and Governance)를 준수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맞춰 터널과 관련된 굴착공법은 기존 발파에서 친환경적인 기계화터널공법의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또한 기존 발파공법도 생산성과 친환경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기술 개발에 집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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