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하저 통과하는, 김포-파주 터널 현장을 가다
한강 하저 통과하는, 김포-파주 터널 현장을 가다
  • 전찬민 기자
  • 승인 2021.04.27 09: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공학저널 전찬민 기자]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의 김포-파주 간 고속도로에 국내 최초 한강하저터널이 국내 최대 규모 직경으로 건설될 예정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2008년 9월 정부가 발표한 30대 광역경제권 발전 선도프로젝트에 포함된 수도권 제2순환 고속도로의 일부로서 고속국도 제400호선 김포-파주 간 건설공사 2공구는 왕복 4차로, 총 연장 6.734km의 도로로 TBM 터널과 나들목, 교량 2개로 구성돼 있다. 특히 지하철이 아닌 한강하저를 횡단하는 도로터널로는 김포파주 2공구가 국내 최초이며, 터널 규모 또한 국내 최대 규모인 직경 14m로 건설될 예정이다.

이번 공사의 핵심은 한강 하저터널로서 터널상부 흙의 높이가 낮고, 수압이 높으며, 복합지반대로 이뤄진 고난이도 구간으로 시공 중에는 물론 차후 운용 중에도 안전이 최우선적으로 확보될 수 있도록 최적의 공법으로 계획됐다. 또한 발파로 암반을 굴착한 뒤 숏크리트를 타설해가는 NATM은 이번 현장처럼 토피고가 낮은 경우 굴착 중 붕괴와 침수 등의 위험이 따를 수 있어 안정적 굴진이 가능한 TBM공법이 선정됐다.

김포파주 2공구 시공사인 현대건설㈜은 세계적 수준의 기술력을 갖춰 그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세계 최초로 개발한 시험 장비들을 보유하고 있는 것은 물론, 국내와 해외 곳곳에서 TBM 공법을 활용한 많은 공사들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한강하저터널 굴진에 사용되는 TBM 장비는 국내 최대 구경이자 해외에서도 시공사례가 흔치 않은 직경 14미터, 연장 125미터, 총 중량 3200톤에 이르는 초대형 건설장비다.

현대건설 안병철 현장소장(사진)은 “최대 대기압의 다섯 배에 달하는 고수압 환경과 흙과 모래, 암반 등이 뒤섞인 복합지반의 특수성을 고려해 토압식과 이수식 중 고수압환경에도 안전하고, 공정 효율까지 높은 이수가압식 쉴드 TBM공법으로 시공된다”며 “이수가압식 쉴드 TBM은 챔버 안의 슬러리를 가압 순환시켜 굴진하는 장비로 굴진면이 안정되고, 파이프를 이용해 슬러리와 굴착토를 자동 배출하므로 처리 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또한 만약 굴진 구간에 단층 파쇄대와 같은 불량한 지반이 있을 경우 실시간 막장전방 탐사시스템이 이를 미리 감지하고, 전방그라우팅으로 갱내를 보강해 지반의 붕락을 예방할 수 있다. 디스크커터 회전 모니터링 시스템은 센서가 디스크 커터의 회전수, 온도를 계측해 디스크의 마모도를 예측하고 교체시기를 사전에 알려준다.

Accessible Cutter Head 시스템은 커터헤드 뒷면에 별도의 공간이 있어 챔버 안이 고압인 상태에서도 작업자가 후방에서 디스크 커터를 쉽게 교체할 수 있어 안전과 편의성이 높고 세그먼트는 굴진과 동시에 설치된다.

전용운반 차량에 실린 세그먼트를 크레인이 이렉터까지 운반하면, 이렉터는 정해진 위치에 9개의 세그먼트와 1개의 키 세그먼트를 정확하게 순차적으로 설치한 뒤 강성이 높은 경사볼트로 단단히 체결한다. 여기에 복합형 가스켓 지수재를 설치해 연결부의 누수를 예방하고, 굴착면과 세그먼트 사이의 공간에는 그라우팅을 충전해 지반의 침하를 방지하게 된다.

이렇게 설치된 세그먼트를 지지대 삼아 추진잭이 밀면서 다시 전진하고, 굴착과 세그먼트링 조립을 반복하며 굴진이 진행되는데 이 모든 과정은 기계식 자동화로 이뤄지므로 인력작업에 따른 안전사고 위험을 예방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세그먼트를 설치한 후 인버트박스를 순차적으로 설치하고, 인버트박스는 굴진 중 운반전용차량의 운행로로 활용해 작업의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선행터널의 굴진을 마치면 TBM 장비를 해체하고 운반해 다시 파주에서 김포방향으로 후행터널을 굴착한다.

그 후 하부콘크리트 시공, 코벨 시공, 윙슬라브 타설, 도로포장 순으로 도로시설물을 설치하고, 횡갱, 즉 피난 연결통로를 구축하고, 터널 내 침수피해 예방을 위한 집수정을 시공한다.

작업의 전 과정은 IoT 기술을 활용한 실시간 통합안전관리시스템을 비롯해 위험요소를 사전에 숙지할 수 있는 VR 작업안전 시뮬레이션 등 철저한 안전관리계획으로 사고 없는 안전한 현장을 실현한다.

안 소장은 “한강하저터널은 운영 시에도 안전을 최우선으로 한다. 1등급 방재시설로서 차량용 피난 연락갱 4곳을 비롯해 환기용 제트팬 30개와 물분무 시설 120개를 설치한다”며 “특히 100여 미터 간격으로 피난 슬라이드 62개를 설치해 화재가 발생했을 경우 차량이 운행하지 않는 터널 하부 안전한 공간으로 신속하게 대피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교통사고로 인한 중증 외상환자 발생 시 긴급구난 연결로를 이용해 인근의 권역외상센터까지 곧바로 후송이 가능하고, 200년 빈도의 침수방지둑과 100년 빈도의 집수정과 펌프를 설치하고 침수방지센서를 이용한 실시간 모니터링 등 침수에도 완벽히 대비했다.

국내 최초, 최대 규모의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선진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발주처, 시공사, 협력업체 등 모든 분야 공사참여자간의 지속적인 협력이 필요하다.

이에 김포파주2공구 현장은 일반적인 공사방식인 단순 하도급업체 선정 후 공사하는 관행을 탈피하기 위해 특별한 상생협력모델을 도입했다. 시공사인 현대건설과 TBM장비 운영 협력사인 동아지질이 TBM One Team을 구성하고 소속감과 일체감을 최대화해 공사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더불어 김포파주2공구 현장과 유사한 규모의 TBM공법을 적용한 터키 유라시아 터널에서 굴진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30년 경력의 독일 터널매니저를 영입해 해외에서 축적된 TBM터널 시공 노하우를 체계화된 시스템 아래에서 습득할 수 있도록 계획했다.

이제 수도권 제1순환고속도로에 이어 수도권과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갈 아름다운 링로드인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는 국내 최초, 최대 규모의 TBM 공법을 적용한 한강터널의 완벽한 시공을 통해 완성될 예정이기에 기대가 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