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학저널 김하늬 기자] 가상융합기술(XR)은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혼합현실(MR)을 포함한 확장된 현실을 보여주는 기술이다. 물리적, 시간적 제약 없이 현실·가상공간에서 원하는 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는 기술을 말한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확산으로 인해 일상생활뿐 아니라 산업 현장에서도 XR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비대면 환경에서도 대면 수준의 경험과 몰입감을 제공할 수 있는 XR의 장점이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 또한 XR이 사회 전반부로 확산될 수 있도록 지원하며 콘텐츠와 플랫폼 등 관련 산업생태계를 육성하는 것에 역량을 투입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에서 추진하는 ‘XR융합프로젝트(제조) 사업’은 2020년부터 3년간 총 100억원 가량 규모로 진행되며, 한국전자기술연구원(KETI)가 주관기관으로 기술개발을 수행하고 있다.
이 사업의 일환으로 최근 KETI와 포항과학산업연구원(RIST)은 개발 중인 디지털트윈 기반 XR을 RIST 내 포스코 케미칼 이차전지 소재(양극제, 음극제) 파일럿 제조 공장에 적용해 솔루션 시연·실증 테스트에 착수했다.
디지털트윈 기반 XR은 실제 파일럿 제조설비를 가상으로 동일하게 제작한 후 공정 상에서 발생하는 각종 데이터를 시뮬레이션해 최적의 신공정을 개발하도록 돕는다.
이를 통해 시 제작 단계에서 검증하기 힘든 오류 등을 빠르게 확인하고 개선할 수 있기 때문에 제조품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 또한 개발 기간과 비용까지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KETI 콘텐츠응용연구센터 이경택 센터장(사진)은 “디지털트윈과 지능형 디지털트윈 기반 XR 솔루션을 적용하면 신제품 개발과 더불어 단위 공정의 시간당 생산량을 늘릴 수 있어 원가 절감 효과를 창출할 것”이라며 “XR 솔루션과 디지털트윈 기술을 융합해 실감 경제로의 전환을 가속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듯 산업계에서는 분야를 막론하고 디지털트윈 기반 XR을 통해 작업의 효율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그리고 이와 함께 최근 산업이 관심을 두는 분야가 바로 ‘교육’이다.
기존 공정 상 프로세스와 설비를 다루는 인력이 생산품에 미치는 영향이 컸기 때문에, 다자 간 원격협업과 교육·훈련을 지원하는 XR 솔루션을 통해 숙련되지 않은 초보 작업자의 직무능력을 향상시키고, 작업장에서의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최근 각광받고 있다.
실제 현장에서도 직원들의 교육 훈련에 AR·VR을 포함한 XR을 도입하는 추세다. 월마트, 버라이즌, 피델리티 인베스트먼츠 등 해외 기업들에서는 이미 직원 교육에 기술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XR은 전문가들의 원격 유지보수 방안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코로나로 인해 인력의 이동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XR을 활용해 비대면으로도 손쉽게 설비의 유지보수를 수행할 수 있는 것이다.
전문 엔지니어는 XR 원격 시스템으로 현장 작업자에 설비에 대한 조치 방법을 알려줄 수 있으며 현장 작업자는 스마트 고글을 착용해 장비 이상 유무를 확인, 전송까지도 가능해진다. 이 센터장은 “실시간 디지털트윈 데이터들을 XR로 가시화해주고, 현장 실시간 의사결정과 협업 환경을 지원해 작업자의 작업능력을 증강시키는 것이 목표”라며 “도입 효과는 생산성 향상과 더불어 교육 시간 50% 단축을 보고 있다. 향후 그 효과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XR 적용으로 산업혁신이 기대되는 분야 중 하나는 건설이다. KETI는 건설 분야에 기획·설계 관리 강화를 위해 건설 산업에 대한 XR 적용을 추진할 계획이다. 실제로 고글, 안전모 등 디바이스가 중요한 분야이기 때문에 디바이스 개발도 함께 진행 중이다.
이 센터장은 “올해는 시뮬레이션 디지털트윈을 통해 신 공정을 개발해 보려고 한다. 공정 프로세스 혁신과 디지털트윈을 위한 도메인 지식 확보가 필요할 것”이라며 “2022년 지능형 디지털트윈을 개발하는 한편 연동하는 XR 솔루션도 지속해서 개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