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이차전지 개발로 전기차·ESS 배터리 성능 높인다
차세대 이차전지 개발로 전기차·ESS 배터리 성능 높인다
  • 김하영 기자
  • 승인 2021.03.19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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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저널 김하영 기자] 최근 전기차와 배터리, 그리고 에너지저장시스템(ESS)은 가장 큰 화두로 떠올랐다. 정부에서 강조하고 있는 그린 뉴딜, 전 세계적인 친환경 추세에 의한 것으로 특히 ESS의 성능을 좌우하는 이차전지에 대한 관심도 매우 높다.

이러한 이차전지 기술은 끊임없이 진보해왔다. 응용처가 늘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응용처에서 요구하는 전지 성능에 따라 사용도 가능한 수준에 이르렀다. 아직까지 전기차 배터리 성능에 만족할 만큼의 수준에는 못 미치지만 관련 연구·개발을 통해 크게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차세대 이차전지 개발에서는 전고체전지, 나트륨이온전지, 레독스흐름전지가 주목받고 있으며, 이러한 차세대 이차전지 개발을 위해서는 ‘소재’ 개발이 핵심이 될 전망이다.

그리고 국내에서도 이차전지 소재 개발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의미 있는 성과도 나오기 시작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에너지저장연구단 정경윤 박사(사진)와 연구단은 기존 이차전지 소재로 사용됐던 리튬과 코발트 대신 바닷물(소금)을 이용해 이차전지를 만드는 기술을 개발해 화제를 모았다. 바닷물 속 소금의 주성분인 염화나트륨(NaCl)을 기반으로 나트륨이온 이차전지용 전극 재료를 개발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현재 이차전지는 소형 전자기기에서부터 전기차, 대규모 전력저장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특히 ESS에서 사용되는 대규모 전력저장 장치의 경우 수 MWh~GWh 규모로 사용되기 때문에 배터리의 성능뿐만 아니라 경제성이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연구단은 이 기술을 좀 더 발전시킨다면 에너지저장장치용 이차전지의 소재로 사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무엇보다 기존 재료에 비해 비교적 값싼 재료를 이용하기 때문에 이차전지의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고, 재료 수급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소금의 주요 구성성분인 염화나트륨은 전기화학적 활성이 발생하지 않아 양극과 음극을 자유롭게 이동하는 것이 어려워 배터리 소재로 사용할 수 없다.

하지만 연구단은 염화나트륨 화합물을 전기화학적 공정을 통해 전극 소재에 적합한 구조로 만들었다.

이 공정을 통해 염화나트륨은 나트륨이온이 쉽게 이동할 수 있는 공간을 갖게 됐고, 나트륨 이차전지의 전극으로 사용될 수 있게 됐다. 또한 이러한 소재의 특성을 강화하기 위해 연구단은 현재 개발한 염화나트륨에 설탕을 코팅해 표면 전도도를 높이는 등 소재 활성화를 위한 추가 연구를 준비 중이다.

정 단장은 “이러한 차세대 이차전지 기술은 전기차, 대용량저장장치 등에 응용돼 우리나라 온실가스 배출저감과 산업 고도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를 위해 연구단은 소형 전자기기부터 중대형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를 포함, 에너지 저장 분야전지와 소재 등 관련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뿐만 아니다. 최근 정경윤 단장, 장원영 박사 연구팀은 UNIST 이상영 교수 연구단과 공동 연구를 통해, 연어의 DNA를 활용해 리튬 과잉 양극 소재(Over-Lithiated Oxide, OLO)의 표면을 안정화시켜 고성능 양극 소재 개발에 성공해 눈길을 끌었다.

이차전지의 일종인 리튬이온전지는 충전 과정에서 리튬이온이 음극에서 양극으로 이동해 저장된다. 이 양극에 저장할 수 있는 리튬이온이 많을수록 전지의 용량은 향상되는 구조다.

OLO는 에너지 저장용량을 50% 이상 상승시킬 수 있는 차세대 양극 소재로 오랫동안 주목받아왔지만 충·방전 과정에서 리튬이 위치한 금속층이 붕괴되고 부풀어 올라 사용이 불가하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리튬이온과 친화력이 우수한 연어의 DNA를 활용, 소재 붕괴의 원인인 표면 구조 제어에 성공했다. 특히 탄소나노튜브(CNT)와 합성해 DNA의 뭉침 현상을 극복하고 균일하게 배열, OLO 표면에 부착해 새로운 양극 소재를 개발했다.

전지 소재 개발의 새로운 방향을 찾게 된 정 단장과 연구팀은 연구 결과를 토대로 기존 상용화 양극소재를 대체할 신규 소재 개발 연구에 집중할 계획이다.

정 단장은 “새로운 소재, 차세대 이차전지 원천기술 개발에 가장 중점을 두고 있다. 대한민국이 이차전지 1등 국가로 자리매김하는 데 일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국민들이 일상 속에서 이차전지를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할 정도로 뛰어난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또 하나의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차전지 시장점유율은 세계적으로 우리나라가 선두에 서 있다. 전지를 조립하는 공정 기술은 잘 발달하고 있는 반면 현실적으로 부품소재 기술은 조금 뒤쳐져 있다”며 “이차전지 산업이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인력적인 부분 등에 어려움이 있는 만큼 정부에서도 더욱 많은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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