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이도 칼럼] ‘유료 주식리딩방’ 실체, 직접 체험해보니...
[정이도 칼럼] ‘유료 주식리딩방’ 실체, 직접 체험해보니...
  • 공학저널
  • 승인 2021.03.09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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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코스피 지수가 3000을, 코스닥 지수가 1000을 돌파했다. 공매도의 금지와 양적 완화 효과가 컸던 이유도 있지만, 주식으로 이익을 봤다는 이야기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면서 사람들의 관심이 주식으로 향했다. 마땅한 투자처가 없던 자본은 주식시장으로 몰렸다. 주식과 투자를 몰랐던 사람들도 너도나도 주식에 투자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주식은 예측이 어렵고 정보량도 많아 개인이 하기엔 어려움이 따른다. 게다가 주식 장은 근무 및 학업 시간에 열려, 많은 이들이 본업과 동시에 하기 어렵다. 여러 가지 이유로 주식을 하고 싶지만, 여건이 넉넉지 않은 이들은 방법을 찾던 중에 단비를 만나게 된다.

‘주식리딩방’

주식리딩방의 형태는 간단하다. 모바일 오픈채팅방, 카페, 홈페이지 등을 통해서 회원을 모으고 무료리딩으로 관심을 끈 후에 유료 주식리딩방으로 변경하게 한다. 방법은 채팅앱을 통해 매수와 매도 종목과 금액을 실시간으로 알려준다.

필자도 직접 여러 업체의 리딩을 받았고 그중에 가입비가 가장 비쌌던 O업체의 주식리딩방에 직접 가입해봤다. 그리고 실제 수익률과 대표적인 영업 형태에 대해서 분석한 내용을 말해 보려 한다.

O라고 불리는 업체는, 실제로 T라는 유사투자자문회사의 자회사 개념이며 이 업체는 G업체 등과 같이 다른 자회사를 만들어 영업을 진행하고 있다. 여러 개의 자회사에서 회원을 모아 비대면 가입을 유도하고 결제를 진행한다.

등록해야 하는 투자자문업과는 달리 유사투자자문업은 누구나 신고만 하면 설립할 수 있기에 별도의 전문성을 인증할 필요가 없다. 다만 1:1 자문은 불법이며, 불특정 다수에게만 자문을 할 수 있다.

K모바일 앱을 통해 전자계약서에 서명하는 형태로 계약은 진행되며 입금하면 계약은 끝난다. 처음의 계약 내용은 일 년에 600만원으로 가입하면 한 달에 자본금의 20%의 수익을 보장해 준다는 아주 간단한 내용이다.

복리로 계산하면 일 년이면 7배의 수익이 날 수 있다는 말이다. “자본금이 1000만원”이라 이야기하니 가입금액을 600만원으로 제시하며 금방 수익을 볼 수 있을 것이라 유혹했다.

하지만 그 말을 믿고 계약을 하려 하면 처음부터 벽에 부딪힌다. 계약서상에 나온 내용은 구두로 이야기했던 내용과는 다르다.

계약서상에는 계약 기간 6개월에 서비스 기간 6개월, 총 일 년으로 명기되어 있고 계약금액은 정상 이용금액 1200만원을, 할인된 금액 600만원에 계약한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해지했을 때는 할인금액이라고 명기한 600만원이 아닌 1200만원을 기준으로 해 가입 기간을 제외한 나머지 일수를 계상해 보상한다. 당연히 후자가 환불 금액이 더 적다. 6개월 이후에는 서비스라고 명기되어 있으니 6개월만 지나면 환불 대상에서 제외된다.

더 심한 곳은 계약 기간을 1개월로 하고 나머지 11개월을 서비스 기간으로 명기해 놓는 곳도 있다. 1개월만 지나면 나머지 11개월은 서비스니까, 해지를 하더라도 해지 금액을 받을 수 없게 된다.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유사투자자문회사에서 요구하는 가입비는 200만원에서 1000만원 이상까지 다양하다. 대부분 가입비는 100만원이 훌쩍 넘어가는 고가다. 가입비가 비싸면 더 큰 수익이 돌아올 것이라는 심리를 적절하게 이용해 가격을 책정한 것으로 생각된다.

과연 수익은 얼마나 났을까.

계산은 2020년 6월부터 12월까지만 했다.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코로나19 때문에 폭락했던 3월 전후는 포함하지 않았다. 친절하게도 수익률이 처참한 그 기간은 제외했다.

6개월을 분석해 보니 예상과는 달리 20%의 수익이 났다. 6개월간 124종목(중복 있음)을 추천받았고, 이론상 1000만원을 투자하면 제세공과금을 제외하고 대략 169만원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 하지만 가입비를 포함하면 131만원이 손해다. 1억원을 자본금으로 한다면 6개월 동안 약 1400만원이 이익이다.

하지만 다른 회원들의 결과는 처참했다. 인터뷰를 통해 수익률이 –20%, -30%인 회원도 존재한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실제로 리딩 방의 한 회원은 2020년 7월에 가입했으며 총 투자금에서 45%의 손실이 났다.

인터뷰를 통해 그들의 운영노하우를 엿 볼 수도 있었다. 필자는 코로나19 때문에 수익이 나지는 않았지만 처음 한 달간은 어떤 방법으로든 수익을 내줄 것으로 예상한다. 신뢰를 쌓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 이후에는 시간을 질질 끌다가 계약서에 명기한 6개월이 지난 시점 이후에는 계약했던 매니저가 퇴사했다는 핑계로 다른 주식 리딩 방으로 방을 옮기게 한다. 그리고는 관리를 소홀히 하며 시간을 끌고 계약 기간이 끝나면 마무리한다.

리딩 중간에 단호하게 환불을 요구했던 적이 있었지만 말을 돌리고 통화를 끊어가며 시간을 끌었고 결국 수익률이 높은 다른 리딩방으로 바꿔주는 방식으로 환불을 피해갔다. 웬만하면 환불은 해주지 않는다. 아니, 그들은 환불해 줄 생각이 없다. 해지 전문부서가 버젓이 존재할 정도이니 환불을 받기는 어려운 일이다.

후에 다시 환불을 요구하니, 회사에서 제공된 정보에 의해서 투자를 결정하는 것은 회원들의 몫이고 수익이 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회사에서는 손실에 대해 보전해 주지 않는다는 것이 ‘법’이라고 말한다.

더불어 수익이 날 것이라고만 이야기했지 가입을 종용한 매니저가 수익이 난다고 확정해서 이야기는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녹취한 내용을 들어봐도 가입 당시에는 너무나 확고하게 매달 20%의 수익이 난다고 확정해 말했다. 더불어 가입 당시의 그 매니저는 퇴사했다고 자신들은 법적으로 책임이 없다고 한다.

그리고 추천종목에 대해 수익이 난다고 보장하고 있지 않다고 한다. 더불어 왜 매달 20%의 수익이 난다고 확정지어 이야기했냐는 질문에는 “그러게요. 왜 그렇게 안내를 했을까요? 저는 모르겠네요. 회원님”이라는 답변만 돌아왔다.

최종적으로 불만이 있다면 경찰서에 가서 민사소송을 하면 될 것이라고 말을 끝낸다. 그리고 회사에 손해를 입히면 고소를 하겠다는 이야기도 덧붙인다. 그렇게 통화를 마치고 비슷한 사례를 취재하니 그 수가 너무 많아 안타까웠지만, 실제로 그들이 법적으로 책임질 내용은 없었다. 당연히 빌미가 될 만한 것들은 만들지 않았다.

필자는 다행히 일 년 여간 추천받은 200여 개의 종목을 분석하던 중에 장기 투자를 할 수 있는 종목을 힘들게 발견하고 별도로 투자해 가입비 이상의 수익을 겨우 낼 수 있었다. 또한, 종목을 추천하면 바로 사지 않고 얼마간의 시간이 흘러 가격이 내려갔을 때 매수하고 추천가격에 매도해 수익을 챙기는 방법도 있다는 것을 찾았다.

다행히 일부 몇 명의 다른 회원도 이런 방법으로 수익을 냈다는 것을 인터뷰 중에 확인할 수 있었다. 또 다른 회원은 최소한 자기만의 비결이나 전략으로 손실을 줄일 수 있었지만 이조차 없다면 이용당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모르면 당한다. 혹시나 지금도 그 유혹의 중간에 있는 누군가라면 이 글을 읽어보고 올바른 선택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글_정이도
(주)드림기획 대표이사
공학전문기자/작가/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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