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건축물 품질확보 설계기준이 우선
소규모 건축물 품질확보 설계기준이 우선
  • 전찬민 기자
  • 승인 2021.03.05 13: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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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저널 전찬민 기자] 국내 소규모 건축물이 점유하고 있는 비율은 동수 기준 80%이상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국가 에너지 정책에서 소규모 건축물은 소외당하고 있고 현재까지 연구사업과 정책의 대부분은 중대형건축이나 아파트 중심으로 진행돼 왔다.

소규모 건축물 시장에서 낭비되고 있는 에너지를 잡지 못하면 성공적인 국가정책 견인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특히 2018년 기준 30년 이상 건축물 중 소규모 유형의 점유율은 약 70%로, 이제는 노후화가 사회적 문제로 자리잡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특히 결로, 곰팡이 등 소규모 건축물에서는 기존의 시장이 열악해 최대한 하자를 줄이고 유지관리를 용이하게 하는 방법을 지원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러한 지원이 이뤄진다면 에너지비용을 자연스럽게 감소시키고 품질확보를 통해 하자 보수의 횟수 감소는 물론 온실가스 저감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자보수를 위해 필요한 수많은 자재들의 생산, 수송, 시공, 폐기과정에서 사용되는 에너지도 건축부문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와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는 것이 그 이유이다.

이를 위해 한국패시브건축협회를 중심으로 소규모 건축물의 소비에너지 최적화를 위한 설계·시공 기술 개발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이번 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내용은 바로 ‘설계기준’이다. 소규모 건축물 시장은 시공이 주도하다보니 하자가 생겨도 모두 시공사 책임이 되고 설계사는 허가에 필요한 도면만 그려주고 세부내용은 시공사에 맡겨버리는 경우가 많다.

또한 국내 건축시장이 설계기준 중심이 아닌 시방서 중심이라는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설계사무소가 도면을 작성할 때 기준으로 삼는 도서인 설계기준이 매우 많지만 정작 국내 여건에 적합한 설계기준은 없다.

그렇기 때문에 가장 큰 연구비가 투입되는 부분이 바로 설계기준서를 만드는 것이다. 신축, 리모델링 분야 모두에 대한 설계기준서를 만들어 전문가들이 관성적으로 설계하던 내용이 잘못됐음을 인식하고 소비자가 보더라도 설계오류라는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제작할 계획이다.

한국패시브건축협회 이정훈 수석연구원(사진)은 “소규모 건축물 신축·리모델링 대상으로 ‘자재의 성능평가 방법’, ‘설계/시공/설비 기준’과 그에 따른 상세도, 예시도, 가이드라인, 체크리스트 등을 서적, 웹 형태로 보급함으로써 열악한 소규모 건축물의 최소한의 품질 확보를 가능하게 한다”며 “리모델링공법 개선안과 의사결정 지원프로그램, 3D 기반 부하계산프로그램 등을 개발·보급함으로써 건축 종사자들의 기술력 확보와 시행착오를 줄이고 건축주와 감리자의 정보 습득·비교를 용이하게 지원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지역기후, 규모, 에너지 사용패턴 등을 고려해 냉·난방, 환기, 급탕, 등 에너지 최적화 제품 개발로 소규모 건축물의 설비부문 소비에너지를 최적화시킬 수 있다.

제습환기장치와 통합설비의 성능평가방안을 마련함으로써 관련 설비의 성능향상과 기술발전도 모색할 수 있다. 또한 국내 환경에 적합한 냉방/난방/급탕/환기/제습 대응 가능 히트펌프 기반 통합설비, 데시칸트 제습환기 장치와 플러그인 설비통합 시스템 등이 상용화될 예정이다.

이 연구원은 “이와 더불어 제도, 보급 확산을 위해 소규모 건축물 제도권 편입을 위한 인증기준 개선과 가치평가 기준도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녹색건축 인증제도 내 소규모 건축물 인증 항목 개정과 교육프로그램 운영, 소규모 건축물 시장의 자생을 위해 부동산 가치평가 방법론 개발 등 연구성과의 보급활성화 방안을 통해 시장밀착형으로 적용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하나의 특정한 기술을 고도화해 하이테크 기술을 만드는 R&D 성격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경제성장, 발전을 목표로 하나씩 놓쳐왔던 단계를 더 이상 뒷전으로 미룰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가 인증을 받기 위해 액티브 요소의 비중을 늘렸다가 실제로는 유지관리가 되지 않아 설비를 사용하지 않는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에 소규모 건축물의 품질확보를 우선으로 재료, 설계, 시공, 유지관리, 리모델링 등 전생에 주기에 걸쳐 양질의 건축물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술들이 이번 연구의 결과물로 제시될 전망이다. 또한 한국패시브건축협회는 소외받고 있는 소규모 건축시장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자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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