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듈러 활성화에 박차를 가하다
모듈러 활성화에 박차를 가하다
  • 전찬민 기자
  • 승인 2021.03.02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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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저널 전찬민 기자] 모듈러 건축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인 ‘원가 절감’을 위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어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게다가 탄력적인 수요대응과 해외진출까지 모색하는 연구도 함께 진행되고 있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

모듈러 건축은 공장에서 모듈을 제작해 현장으로 운반해 설치·조립하는 공법으로 공정의 70% 이상이 공장에서 이뤄진다. 이 때문에 모듈러 건축은 전체 공사기간을 대폭적으로 단축시킬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특히나 표준화 규격화를 통해 대량생산이 가능해 원가절감이라는 큰 무기를 장착하고 있다. 이축을 하거나 재설치까지 용이하고 재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친환경적인 면도 갖추고 있다.

유럽, 북미, 오세아니아 등 해외 선진국에서는 이미 모듈러 시장이 활성화돼 모듈러 공법의 고층 랜드마크 건물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높이 133m의 44층으로 지어진 호주 멜버른의 라 트로브 타워가 대표적인 예다.

국내의 경우 모듈러 건축이 도입된 지는 20여년 됐지만 실질적으로 사업화가 진행된 것은 지난 2013년부터다. 이 당시만 해도 모듈러 주택 건축 시장규모가 2020년 1조 원 이상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됐음에도 콘크리트를 타설해 짓는 RC 방식의 보편화로 모듈러 건축은 활성화되지 못했다. 또한 그간 6층 이하 저층 규모의 모듈러 시공만 진행돼 중고층화와는 거리가 멀었다.

이에 따라 모듈러 건축의 활성화와 중고층화를 위해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본격적으로 기술 개발에 나섰다. 지난 2014년 ‘모듈러 건축 중고층화 및 생산성 향상 기술개발’ 국가R&D 과제로 시작해 BIM 기반 중고층 모듈러 건축 설계 기술과 중고층 모듈러 건축 구조시스템와 내화성능을 향상시키는 기술이 개발됐다. 이와 함께 모듈러 건축 활성화를 위한 제도와 정책 개선방안을 수립하고 중고층형 모듈러 건축 실증사업 추진계획으로 연구 개발이 단계적으로 진행됐다.

이러한 연구 성과에 힘입어 국내 최초로 13층 모듈러 주택이 용인 영덕에 오는 8월 착공, 2022년 12월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나아가 국내 모듈러 건축 해외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도록 수출을 위한 연구도 함께 진행될 예정이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배규웅 선임연구위원은(사진, 모듈러 건축 중고층화 단장)은 “모듈러 건축은 건설 산업 패러다임을 변화시켜 기존 현장생산 방식에서 공장생산 방식으로 전환되고 있다”며 “특히 건설인력의 고령화, 청년인구감소와 기피현상, 낮은 생산성, 근로시간단축 등 현재 건설 시장의 문제 해결을 위해 모듈러 공법이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모듈러 건축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할 과제들이 남아 있다. 이에 우선적으로 설계, 제작, 시공이 일괄로 발주돼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에 대해 배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법상 설계와 시공이 분리돼 있고 대형시설물 등에 한해 설계와 시공을 모두 맡을 수 있는 일괄입찰방식이 가능하다”며 “모듈러 건축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설계와 시공에 제작도 포함시키는 일괄입찰방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현재 13층 이상의 건물은 화재발생시 3시간 이상을 견딜 수 있도록 내화성능을 갖춰야 하는데 해외에 비해 기준시간이 길어 내화구조 기준을 바꾸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또한 층간소음을 저감하기 위한 바닥두께 기준에 따르면 모듈의 중량이 늘어나 경제성이 떨어진다. 이에 따라 양중 기술도 함께 발전시켜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모듈러 건축이 발전하기 위해서 제도적인 측면에서 상호 보완돼야 할 과제들이 남아있고,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해외의 기술 수준과는 뒤쳐져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의 필두로 모듈러 건축의 중고층화 연구 결과인 국내 첫 13층 규모의 모듈러 건축을 시작으로 초고층 모듈러 공법이 확대 적용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한 이를 기반으로 우리나라의 모듈러 건축이 해외에 수출해 세계의 모듈러 시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연구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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