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자산 커스터디 경쟁… 은행도 디지털로 혁신
디지털 자산 커스터디 경쟁… 은행도 디지털로 혁신
  • 김하늬 기자
  • 승인 2021.02.17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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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저널 김하늬 기자] 오는 3월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시행과 함께 암호화폐를 비롯한 ‘디지털 자산’이 금융 자산의 영역에 포함될 것이라는 예측에 따라 디지털 자산 수탁서비스인 ‘커스터디’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최근 기존 전통 금융권인 국내 주요 은행사들이 커스터디 사업 진출을 예고,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코인 등의 암호화폐를 비롯해 부동산, 미술품, 음악 저작권과 같은 실물 자산을 디지털 토큰화해 보관하고 거래할 수 있는 커스터디 서비스에 대한 관심은 매우 높다.

최근 특금법, 미국 OCC의 스테이블 코인을 기반으로 한 송금·결제 시행의 허용 등 국내외 가상자산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이뤄짐에 따라 금융권에서도 관련 서비스 출시에 대한 니즈가 높아진 것이다.

시중 은행들은 이러한 서비스의 핵심으로 손꼽히는 디지털 역량 강화에 나섰다. 온라인을 넘어 모바일 금융 서비스에 대한 니즈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디지털 경쟁력은 더 이상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 됐다.

은행들은 이미 디지털 관련 전문조직을 신설하거나 외부인사 영입, IT기업과의 협업 등을 통해 디지털 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신한은행은 AI통합센터(AICC), 마이데이터 유닛(MyData Unit), 데이터 유닛(Data Unit, 옛 빅데이터센터), 디지털R&D센터의 네 개 조직으로 구성된 ‘디지털 혁신단’을 구성했다.

디지털혁신단의 수장을 맡은 김철기 단장(사진)은 데이터 분석과 마이데이터 사업 등을 총괄하고 있는 빅데이터 및 AI 전문가다.

김 단장은 “은행은 이미 커스터디 수탁 사업과 비슷한 형태의 사업을 진행해왔다. 상품의 종류가 바뀌었을 뿐, 디지털 자산 또한 신뢰를 바탕으로 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존 신한은행의 데이터를 통해 이미 내부적으로 기술 검증을 진행하고 있었고, 외부적으로 다양한 기술 기반 기업들과 협약을 맺으며 확장을 모색하고 있다. 이를 통해 고객들에게 리턴을 하는 것을 서비스 플로우로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신한은행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단순 기술의 도입이 아닌 시스템의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모바일 뱅킹의 영역에서 더 확장된 형태, 핀테크를 넘어 빅테크를 목표로 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통해 신한SOL(쏠)은 시중은행 중 디지털 플랫폼 경쟁력 1위로 평가받고 있기도 하다.

특히 최근 디지털 혁신단 내 디지털R&D센터에서는 디지털 자산 거래 시 기반 기술이 되는 블록체인 기술을 바탕으로 금융상품 개발과 서비스를 시도할 수 있는 채널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국내 금융기관 최초 블록체인 전문 조직 ‘블록체인랩’을 구성했다.

블록체인랩은 블록체인 기반 금융 사업·기술을 총괄하는 조직으로 기존 금융 기업의 조직과 달리 기업 내 스타트업 기업과 같은 형태로 운영되는 것이 특징이다.

기존 블록체인랩은 프라이빗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장외 파생상품 거래, 닥터론, 퇴직연금과 같은 금융업무 프로세스 효율화에 포커스를 두고 사업을 진행했다면, 최근 커스터디 사업의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현재는 이와 관련한 서비스 개발을 주력으로 연구를 수행 중이다.

사업 기회, 개발, 운영을 한 조직에서 실행하고 있으며 은행 프로세스를 잘 알고 있는 인력들과 블록체인 사업 기획·개발 경력의 외부 경력직으로 구성돼 있다.

이러한 조직 구성과 함께 신한은행은 한국디지털자산수탁(KDAC)에 투자를 통해 기반이 되는 기술 경쟁력과 사업 노하우를 확보하고, 올해 서비스 출시를 목표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신한은행 블록체인랩 윤하리 랩장(사진)은 “신한은행은 다양한 기술 파트너사와의 협업을 통해 블록체인과 관련된 기술 트렌드를 연구하고 있다”며 “기술검증을 통해 효과가 증명된 기술은 금융위 혁신 금융서비스나 과기부 블록체인 기술검증 사업 등과 같은 정부 과제를 통해 대고객 서비스에 적용하려고 시도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일례로 최근 신한은행은 서울옥션블루와 제휴를 통해 신한은행의 메인 모바일 서비스인 SOL에 스니커즈 공동구매 서비스를 출시해 눈길을 끌었으며, 올해 관련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또한 지난 2020년 서비스를 오픈한 ‘정책자금대출 플랫폼’을 다양한 금융기관·정부기관이 이용할 수 있도록 확대할 계획도 갖고 있다.

향후 이러한 정책자금대출 플랫폼을 이용하면 코로나로 인해 힘든 상황을 겪고 있는 중소상인들이 쉽고 빠르게 정책자금 대출을 받을 수 있으며, 정책자금을 취급하는 기관들도 업무량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최근 신한은행은 이러한 실질적인 서비스 개발을 위해 실제적인 기술 내재화가 가능하도록 블록체인 전문 개발자 인력을 확대 중이다.

외부에서 블록체인 개발자를 다수 채용했으며, 기존 은행 IT 개발 조직에서도 블록체인 전담 인력을 양성하고 사업에 참여시켜 기존 은행 시스템과 연계가 빠르고 안전하게 개발될 수 있는 프로세스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신한은행은 프라이빗 블록체인 인프라를 자체적으로 구축해 보유하고 있으며, 퍼블릭 블록체인 노드 인프라 구축은 물론 자체적인 기술 테스트를 진행할 수 있는 환경까지 갖춰져 있다는 점에서 눈여겨 볼만 하다.

윤 랩장은 “국내외에서 아직 법적으로 가상자산에 대한 규제나 법이 불확실한 부분이 있어 사업 진행에 대한 내부 판단의 어려운 점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자산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이 많아 그것을 극복하는 성공적인 사업모델의 발굴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올해 신한은행은 디지털 자산의 수탁서비스와 실물 자산의 디지털 토큰화·수탁 거래 서비스 등 다양한 서비스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김 단장은 “이러한 기술과 사업을 통해 신한은행의 고객들에게 예금, 적금과 같은 기존의 금융상품 외에도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다양한 디지털 투자 상품을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프로토콜 경제가 대세로 자리 잡을 미래에 신뢰기관으로서 은행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사업모델을 찾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신한은행의 최종 미션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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