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2시간대 철도망 위해선, 자갈궤도 개량이 먼저다”
“전국 2시간대 철도망 위해선, 자갈궤도 개량이 먼저다”
  • 전찬민 기자
  • 승인 2021.01.22 09: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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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저널 전찬민 기자] 최근 발표된 국토교통부의 400km/h급 철도운영방안 계획에 따라 경부고속선의 열차 속도 향상을 위해 자갈궤도 구조를 개량하는 기술이 적용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 2004년에 개통된 경부고속선은 1단계 구간인 광명-동대구 구간이 자갈궤도로 건설됐다. 자갈궤도는 초기 공사비가 저렴하고 다양한 환경에 적용이 가능하며, 자갈도상(자갈층)의 탄성으로 승차감이 양호하고, 소음과 진동에도 탁월해 널리 활용됐다.

하지만 시간에 따라 변형(침하)을 피할 수가 없어 처짐이 발생하고 다시 궤도를 일정 높이까지 들어 올리는 선형정정 작업 등 유지보수를 위해서 많은 비용이 필요하다.

또한 정부에서 발표한 ‘3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의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철도의 운영속도를 증가시키는 것이 필수적지만 기존 철도 대부분은 자갈궤도로 부설돼 있어 유지보수비 급증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운행선 상에서 빠른 시간 내에 궤도구조를 개량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을 목표로 ‘고속철도 자갈궤도구간 유지보수 저감을 위한 궤도개량 기술 개발’ 연구가 진행됐다.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의 주관으로 진행된 이 연구에서는 자갈궤도 구간의 고질적인 유지보수 요인을 효과적으로 개선하고 승객들의 승차감을 향상시키는 한편, 열차의 주행안전 확보, 효과적인 유지보수 저감 등을 실현시키기 위한 기술들이 개발됐다.

특히 운영 중인 고속철도 자갈궤도를 제한된 야간차단시간(작업시간 기준 2시간) 동안 효과적으로 보강할 수 있는 자갈궤도 구조 개량 공법과 개량하는 급속경화공법이 개발됐다. 이를 위해 총 세 가지 세부 과제로 연구 개발이 진행 됐다.

1세부 과제인 ‘고속철도 자갈궤도 개량기술 시스템 인터페이스 조정 및 테스트베드 구축’ 연구에서는 자갈궤도 상태평가기술, 개량기술 테스트베드 구축 계획 수립과 적합성 평가, 자갈궤도 궤도구조 개량기술 시공성 분석을 위한 3D 시뮬레이션 모델 등이 개발되고 있다.

BIM에 기반을 둔 3차원 시공시뮬레이션 모델은 야간의 제한된 시간에 복잡한 시공 공정을 효율적으로 계획하기 위해 시공계획 수립 시 시뮬레이션으로 사전 검증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궤도 BIM 모델을 이용해 3차원 모델링자동화, 2차원 도면생성과 자동 수량산출이 가능하도록 프로그램을 개발해 설계 효율을 향상시켰다.

또한 2세부 과제는 ‘고속철도 자갈궤도 궤도구조 개량기술 개발’ 연구이며, 자갈도상에서 발생하는 침하를 줄이기 위해 레일과 침목을 통해 자갈도상에 전달되는 하중을 감소시키기 위한 개량기술이 개발됐다.

광폭 침목은 침목의 폭을 360mm 정도 넓힌 것이고, 반격자 침목은 레일 아랫부분의 면적을 길이 방향으로 550mm까지 확장해 밑넓이를 1.5배 확보했다. 또한 제한된 야간작업 시간동안 신속하게 침목을 교환하기 위해 인력작업을 대체할 수 있도록 침목교환 자동화 장비를 개발했다. 개발품의 성능검증을 통한 시험부설 결과, 궤도틀림이 줄어들어 유지보수가 개량이전에 비해서 95%까지 감소함을 확인했다.

마지막으로 3세부 과제 ‘고속철도 자갈궤도 급속경화기술 시스템 설계와 성능평가’ 연구는 자갈궤도를 콘크리트 궤도화해 영구변형 발생을 억제하는 개량 기술로 유지보수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를 위해 고속철도 자갈궤도 급속경화기술 시스템 설계와 성능평가, 고속선 급속경화궤도 공정 최적화 연구가 진행됐다.

급속경화궤도는 과천선, 경부선, 경의선, 신분당선 등에 인력으로 시공돼 그 성능은 검증됐다. 또한 야간 차단시간동안 100m 시공속도 확보를 목표로 공정 최적화 연구와 함께 충전재와 주입장비, 고속선 급속경화궤도용 건식자갈세척장비, 궤광리프팅차량도 개발을 마친 상태다.

이렇듯 자갈궤도 상태평가 기술, 궤도구조 개량 기술, 급속경화궤도 기술 등 이번 연구 개발을 통해 효율 향상은 물론 유지보수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번 연구의 단장을 맡은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최영태 선임연구원(사진)은 “자갈궤도 상태평가 기술을 적용해 궤도의 현재 상태를 평가하고, 이를 바탕으로 개량 목적에 따라 궤도구조 개량기술과 급속경화궤도 개량의 경제성을 평가해 최적의 개량기술을 제안할 수 있다”며 “궤도구조 개량기술은 궤도틀림 진전율을 70% 이상 줄이는 것을 목표로 했으며, 경부고속철도 시험부설결과 최대 95%의 유지보수 저감효과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급속경화궤도 기술은 끊임없는 유지보수가 필요한 자갈궤도를 콘크리트 궤도화하는 기술로 400km/h급 증속에 필요한 기술이다”며 “급속경화궤도로 개량한다면 자갈궤도 유지보수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현재 궤도구조개량을 위한 광폭침목은 점진적으로 운영선 부분개량에 투입되고 있다. 400km/h급 열차운영에 급속경화궤도 기술적용을 위해 추가로 실증연구로 고속선 자갈궤도를 개량해 열차속도 향상과 함께 유지보수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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