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고정밀 감속기, 경쟁력을 갖추다
국산 고정밀 감속기, 경쟁력을 갖추다
  • 박인교 기자
  • 승인 2020.12.28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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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저널 박인교 기자]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이후 한국 부품·소재산업은 양적인 성장을 이루고 있지만 아직까지 반도체를 제외한 부품은 대부분 범용제품이거나 부가가치가 낮은 중간재로서 평가받고 있다.

경쟁력이 다소 높아졌지만 여전히 정밀 부품 분야에서는 일본의 기술력과 격차가 존재해 소부장 국산화와 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고정밀 감속기는 최근 각광받고 있는 협동로봇의 원가에서 최대 30% 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핵심 부품으로 손꼽히는 분야다. 그간 일본 제조사가 독점하다시피 해온 고정밀 감속기는 스마트팩토리 등 제조업 혁명으로 수요가 증가하면서 최근까지 수급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이러한 고정밀 감속기 분야 국산화에 정부와 국내 기업들이 노력한 끝에 최근 소기의 성과를 얻고 있다.

특히 기존에 표준 기어드모터, 가전모터 등 기술력을 통해 시장을 확보한 국내 기업이 특수강 소재를 기반으로 고정밀 감속기를 개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기술력과 신뢰성을 바탕으로 현재 4차 산업혁명 중심에 있는 공장자동화에 필요한 로봇 감속기, 유성 감속기 등 고정밀 감속기를 생산하고 있는 것이다.

바로 협동 로봇 관절에 사용되는 SH감속기와 산업용 로봇의 관절로 쓰이는 SR감속기가 그 주인공이다.

SH감속기는 소형과 초소형 감속기로 고정밀을 필요로 하는 로봇 관절에 사용되며, SR감속기는 중형과 대형 감속기로 자동화 조립, 용접 등에 사용된다.

㈜에스피지(SPG)가 내놓은 고정밀 감속기는 일본 부품에 비해 약15% 이상 가격이 저렴하고 생산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 수요가 몰리면서 해외 제품의 경우 신규 주문을 하면 1년 뒤에나 제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빠른 대응이 가능한 국내 제품에 눈길이 쏠리고 있는 것이다.

고정밀 감속기인 SH시리즈는 다수의 로봇 제작 기업에 납품되고 있으며, SR시리즈는 최근 미주 시장의 완성품 제작업체의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완료하면서 대량 공급의 길을 열기도 했다.

에스피지는 지난 1991년 설립 후 올해로 창립 30주년을 맞았다. 30년 전부터 수입에 의존하던 정밀 감속기를 국내 최초로 국산화한 에스피지는 오로지 감속기만은 국산화 하겠다는 일념 하에 현재까지 이르게 됐다.

컨베이어벨트부터 시작해 자동판매기, 운동기구, 자동화, LCD, PDP 분야의 정밀 감속기를 거쳐 최고의 고정밀 감속기라고 할 수 있는 로봇용 감속기까지 전 분야를 망라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다. 에스피지는 최근 도장라인 이송장치 국산화에 성공하면서 기술력을 증명하기도 했다. 이 장비는 사이클로이드 감속기와 모터를 활용, 자동차 도장라인에서 차체를 이송하는 데 사용된다.

고출력의 동력 전달과 정밀도, 내구성, 특히 작업환경에 밀접한 소음 발생도까지 고려해야 하는 분야로, 가공의 정밀도를 높여 고출력의 동력 전달이 가능한 도장라인 이송장치를 개발하면서 외산 제품이 활용되던 기존 시장을 대체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에스피지는 해외 시장도 적극 개척하고 있다. 미주, 유럽, 중국, 동남아, 일본, 중동 등의 핵심 대리점과 유수 완성품 제작사와 직거래를 통해 활발한 해외 영업을 펼치고 있는 것. 에스피지는 현재 다양한 라인업 구축을 통해 미래 먹거리를 준비하고 있다.

에스피지 이천교 부장은 “미래의 산업은 언제나 발전적인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생각한다. 고정밀 감속기 기술과 초고효율모터 기술 등 에스피지가 만든 제품으로 미래 산업이 요구하는 토탈 솔루션을 한꺼번에 공급할 수 있는 적절한 제품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에스피지는 과거부터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국내에서 사용되는 산업용 장비는 ‘우리 손으로 개발하자’는 마인드를 바탕으로 꾸준히 기술력 향상을 위해 힘써온 이유도 바로 미래 산업을 대비하겠다는 의미인 것이다.

이 부장은 “현재 에스피지의 기술력은 글로벌 기업에 뒤지지 않을 만큼의 성장을 이뤘고, 이를 통해 수준 높은 성능의 제품을 다수 생산해 낼 수 있는 밑거름을 마련했다”며 “에스피지는 앞으로도 소비자가 요구하는 사항을 한꺼번에 만족할 수 있는 토털 솔루션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계속 노력해 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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