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칩’ 무선 해킹, 실시간으로 탐지해 잡는다
‘스파이칩’ 무선 해킹, 실시간으로 탐지해 잡는다
  • 김하늬 기자
  • 승인 2020.12.21 09: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공학저널 김하늬 기자] 최근 다양한 네트워크 접속 환경으로 해킹 등 사이버 보안상 위협과 감염의 경로가 확대되고 있어, 이에 대비·대응하기 위한 방안 마련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스마트시티, 스마트팩토리, 자율주행 등 ‘연결성’이 강조되는 사회로 변화함에 따라 민간 기업뿐만 아니라 국가 기반 시설, 정부 기관 또한 해킹에서 안전하지 않은 상황에 놓여 있다.

일례로 무선 백도어(인증 없이 전산망에 침투해 정보를 빼돌리는 장치) 문제로 인해 최근 미·중 사이버 전쟁의 파장이 전 세계로 번지면서 그 심각성이 강조되고 있다.

지난 6월 미국연방통신위원회(FCC)는 화웨이와 ZTE가 미국 국가안보를 위협한다고 판단해 미 통신사업자에 이들 두 업체의 장비 구매 시 정부 보조금을 사용하지 말라는 명령을 밝힌 바 있다. 화웨이가 각국 통신망에 심은 백도어를 통해 전 세계 기밀정보를 중국에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 골자다.

스파이칩을 드론, 키보드, 마우스, 메인보드 등에 침투시켜 무선 백도어를 만드는 이러한 첨단 기술은 정부의 ‘망분리 정책’을 파괴할 수 있는 해킹 방식이다.

분리된 서버에 스파이칩이 침투하면 외부에서 무선으로 접속해 서버를 직접 해킹할 수 있고 이 과정에서 기존의 방화벽은 무용지물이 된다. 정부나 기업이 사용하는 인트라넷 또한 마찬가지다.

하지만 최근 국내에서 ‘전파 계측 기술’을 적용해 백도어를 효과적으로 탐지하는 ‘알파-H(ALPHA-H)’가 개발돼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무선 해킹 탐지 시스템 알파-H는 무선 백도어의 동작을 감지하고, 실시간으로 통합 관제 시스템과 연계해 무선 해킹을 방어하는 시스템이다.

특히 1초에 한 번 이상 무선 주파수를 찾아내 서버 해킹 시도를 사전에 감지해 안전하게 방어하는 것이 특징이다. 24시간 지속적으로 해킹 탐지가 가능한 상시형 제품인 것이다.

기존 무선 해킹 탐지 시스템은 스캐너와 같은 특정 탐지기를 활용해 일일이 전파를 탐지해야만 했다. 평소에는 작동하지 않는 스파이칩이 언제 신호를 받아 공격을 개시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기존 탐지기로 일정 시간 동안 감시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랐다.

하지만 단말기 형태인 알파-H는 24시간 작동하기 때문에 항상 전파 흐름을 감시할 수 있으며, 스파이칩이 외부와 연결되는 순간 이상 주파수를 감지해 바로 잡아낼 수 있다는 장점을 갖는다.

또한 실내에서 해킹 시도가 이뤄질 경우 알파-H 단말기와의 거리를 계산해 스파이칩의 대략적인 위치까지 파악할 수 있어 사용자는 해당 위치의 스파이칩을 물리적으로 완벽하게 제거가 가능하다.

알파-H를 개발한 ㈜지슨은 이상 주파수를 탐지하는 ‘전파 계측 기술’을 보유한 기업으로, 국내에서는 유일하다.

알파-H는 공간 내에서 일정하게 발생하는 정상 주파수 형태를 학습한 뒤 무선 해킹을 시도할 때 발생하는 이상 주파수를 잡아내는 방식으로 무선 해킹을 방어한다.

지슨 한동진 대표이사(사진)는 “전파 계측 기술은 미국, 러시아, 영국, 독일, 이스라엘, 한국 등 전 세계 6개국만 보유하고 있는 기술”이라며 “진입장벽이 높은 기술로, 한국에서 지슨이 독보적인 경쟁력을 자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슨이 전파 계측 기술을 기반으로 한 무선 도청 탐지 시스템 ‘알파-S(ALPHA-S) 또한 알파-H와 더불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약 20년간 무선 탐지 기술을 발전시켜 온 지슨은 독보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현재 국내 대기업 데이터센터, 은행·금융기관에 적용되고 있으며, IT(정보기술)보안 분야와 OT(운영기술)보안 영역까지 확대 적용할 계획을 갖고 있다.

한 대표는 “보안은 ‘완벽’할 수 없다. 창과 방패처럼 새로운 공격이 어떻게 나타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미리 대비하고 대응 방안까지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하지만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이러한 위협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 유선 보안만 믿고 별다른 대책을 강구하지 않고 있는 사회적 현실이 보안 산업의 성장에 있어 허들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기술적 우위를 통한 지속적인 기업의 성장과 내실을 강화할 계획을 갖고 있다. 기존 공공시장의 점유율을 기반으로 금융 등 새로운 시장 발굴을 통한 안정적인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무선 보안 산업의 최전방에서 기술 중심의 글로벌 기업으로 발전해나갈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