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 신뢰성 평가, 이제는 ‘가상공간’에서 한다
기계 신뢰성 평가, 이제는 ‘가상공간’에서 한다
  • 김하늬 기자
  • 승인 2020.12.21 09: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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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저널 김하늬 기자] 최근 주목받고 있는 기계 소재·부품·장비 분야에서 국제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제품의 성능과 수명을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는 시험과 평가 기준·체제 구축이 필수적이다.

‘신뢰성 분석’은 제품이 설계된 기능과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지 시험 기준을 통해 확인하는 작업으로, 기계 분야에서는 한국기계연구원 신뢰성평가연구실이 지난 2000년도부터 20년간 지속적으로 관련 산업 분야의 신뢰성 평가기준을 제시해 왔다.

수명주기 전반에 대한 종합 신뢰성평가 기술을 바탕으로 기계류·메카트로닉스 부품의 품질 향상을 통해 시험평가, 분석, 인증, 기업 지원까지 국내 기계부품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가상 공학을 기반으로 신뢰성 평가를 가상공간에서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기술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이에 공학저널은 한국기계연구원 기계시스템안전연구본부 신뢰성평가연구실 박종원 실장(사진)을 만나 국내 소부장 관련 신뢰성 평가 기술과 함께 관련 산업의 현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INTERVIEW. 한국기계연구원 기계시스템안전연구본부 신뢰성평가연구실 박종원 실장

신뢰성평가연구실에서 개발한 대표적인 신뢰성 평가 기술을 꼽는다면

전통적으로 시험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가속수명시험 기법의 개발에 주력해 왔으나, 최근 각광 받고 있는 머신러닝 기술과 고장예지·수명예측 기술이 융합된 PHM 기술을 가속수명시험에 접목해 좀 더 정교하게 설계된 신뢰성평가기법들을 개발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평가 대상품의 사용조건에 따른 하중 산출과 고장모드 평가 등에 HILS 등을 활용하기 위해 오픈소스 솔버를 활용한 가상공학플랫폼 솔루션을 구축하는 데에도 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신뢰성 평가가 이제는 ‘가상’으로 가능하다고

기존에는 신뢰성을 평가하려면, 생산라인에서 샘플링 후 시험을 통해 결과가 나오면 분석이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기까지 비용과 기간이 오래 걸린다는 한계가 존재했습니다.

때문에 가상공간 즉, 사이버 공간 상에서 신뢰성 평가를 대신 하는 방법이 각광받게 된 것입니다. 비용과 기간을 줄이면서 해석적인 부분에서 많은 평가를 하고 기간은 단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에 가상 공학을 활용해 시험을 대신할 수 있는 기법을 찾아내고 정형화된 테스트들을 템플릿화해서 기업들이 많이 활용할 수 있도록 연구실에서도 가상화 플랫폼을 개발, 테스트 플랫폼을 구축해 데이터를 만들 예정입니다.

4차 산업혁명 이전에도 자동차 기업들은 신차를 개발할 때 데이터에 기반 해 공동 사용 부분은 가상으로 평가를 진행하고, 소프트웨어 사용 검증을 수행해 왔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하드웨어적으로 평가 장비를 구축하는 부분이 공간의 제약, 인력, 비용의 제약이 발생할 것이기 때문에 기계 신뢰성 평가에서도 가상공간에서의 테스트베드 구축, 가상공간 구축은 필수적입니다.

최근 연구실의 성과 또는 이슈가 있다면

일본의 무역규제로 촉발된 국산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 수요에 대한 유관분야 테스트베드 구축을 위해 현재 산업통상자원부의 지원을 받아 ‘소재부품 융합 얼라이언스(기계·자동차 분야) 사업’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비대면 기술지원 기반 구축 강화와 중소. 중견 제조기업의 설계 능력 향상을 위해 ‘미래형 수송기기 부품 제조 가상공학 플랫폼 구축 사업’ 등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연구실에서 신뢰성평가 관련 주목하고 있는 분야는

신뢰성평가 분야뿐만 아니라, 과학기술의 전 분야에서 주목하고 있는 AI 기술의 신뢰성평가 분야 접목에 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의료분야에서 촉발된 영상진단의 정확도와 빅데이터를 활용한 예측 기술 등은 신뢰성평가 분야의 고장진단·수명예측 기술에 응용 될 수 있는 부분이 많습니다. 이에 관련 응용 사례들을 탐구하며, 기계시스템 연구 분야에서도 best practice를 도출할 수 있도록 노력 중입니다.

정부의 소부장 정책에 대한 생각은

매우 의미 있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소부장 정책이 글로벌 벨류체인에 집중되다 보니, 정밀 가공 생산제품에 들어가는 부품, 장비에 대해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은 것 같습니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산업용 로봇 부품은 아직까지도 일본 제품이 많이 들어가 있어서 지원이 필요합니다.

지원하는 입장에서는 인력적인 한계도 존재합니다. 테스트베드 구축 지원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운영 인력 수급이 활발해야 하는데, 노동 환경이 비정규직을 허용하지 않는 환경이기 때문에 관련 제도 마련도 시급하다고 생각합니다. 특정 사업에 관련해서만 근무하는 인력, 사업인력에 대한 채용 등 자율권이 주어졌으면 합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장비의 신뢰성 향상을 위한 전주기 신뢰성 기술이 부재한 상황에서, 기업들이 기술력을 객관적으로 인지할 수 있도록 체계 마련에 집중할 예정입니다. 현재까지는 소재, 부품 등에 집중했다면 시스템 차원에서 신뢰성을 평가, 예측, 확보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힘을 쏟을 예정입니다.

데이터를 구축하기 위한 사업들이 시작되고 있는 바, 기계 분야에서도 가상 시뮬레이션을 통해 유사 데이터를 생성하는 가상화 플랫폼, 데이터 센터 구축을 국가 차원에서 수행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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