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종이의 국산화, 핵심은 ‘독자적 쌍안정성 기술’
전자종이의 국산화, 핵심은 ‘독자적 쌍안정성 기술’
  • 송강식 기자
  • 승인 2020.12.02 17:5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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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저널 송강식 기자] 흔히 마트에서 볼 수 있는 가격표시기는 전자종이다. 수입에 의존하던 이러한 전자종이가 이제 국산화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컴퓨터, 스마트폰의 보급이 활발해져 종이로 된 책을 읽는 문화가 점차 줄어들게 됐다. 이러한 기술의 발전과 경제성, 환경적 이슈 등으로 전자종이의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추세며, 전자책, 전자 가격표시기 등으로 흔히 전자종이를 볼 수 있게 됐다.

전자종이는 나노 입자의 성질을 이용해 색을 구현하는 기술로 만든 디스플레이 장치로, 전원 공급이 없어도 입자의 위치를 유지할 수 있어 활용성이 좋다. 또한 무거운 디스플레이 장치를 대체할 저전력 소재로써 경제성 또한 뛰어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현재 전자종이 시장에서는 해외기업들이 대부분을 점유하고 있으며, 대만의 한 기업이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이렇다 할 전자종이 제품이 나오지 않고 있다.

국산화된 전자종이 제품이 개발되지 못한 이유 중 하나는 전원을 단락시켜도 직전 화상정보가 유지되는 쌍안정성이라는 전자종이의 핵심기술이 철저한 노하우성 기술로 이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기술 축적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전자종이의 국산화가 시도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다만 단시간 내에 성과가 나오기를 기대하며 기업들이 투자를 했지만 성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지 못한 것이 부진의 또 다른 이유 중 하나로 손꼽힌다. 또한 국내에서 전자종이 기술에 대한 지원을 할 때에는 큰 규모의 제품 시장이 형성되지 않아 대기업들이 개발에 많은 자원을 투입하는 것에 주저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최근 전자가격표시기용 이미지 구현 소재 시장이 크게 형성되면서 전자종이 기술의 국산화를 모색해 볼 수 있게 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기술로 전자종이의 국산화에 도전장을 낸 기업이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엔스펙트라㈜다.

LCD나 OLED와 같은 발광형 디스플레이 산업은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 수준인데 반해 반사형 디스플레이 소재와 패널 관련 산업은 전무한 수준으로, 이를 타개하고자 하는 것이 엔스펙트라의 목표다.

엔스펙트라 김철암 대표이사(사진)은 지난 2002년부터 국내 처음으로 전기영동 디스플레이(EPD)인 전자종이 기술의 원천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연구 활동을 시작했다. 그간 다양한 시제품을 공동 개발했던 수요기업들의 지속적인 소재 공급 요청으로 직접 상용화를 달성하고자 지난 2018년 엔스펙트라를 설립했다.

현재 경쟁사만이 보유하고 있던 전자잉크의 쌍안정성 구현 기술을 독자적으로 구현해 냈으며, 이를 바탕으로 흑·백 구현뿐만 아니라 다양한 2원 컬러 전자종이 이미지 소재를 제조할 수 있는 수준까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이미지 유지 기술인 쌍안정성 구현 기술은 자체 개발하고 있는 컬러 전자종이 기술에 활용될 전망이다. 전자종이 이미지 소재는 소비 전력이 LCD에 비교하면 5%이하이기 때문에 전자가격표시기용 이미지 소재와 다양한 스마트 인테리어, 저전력 화상 구현 제품, 다양한 IoT 센서들의 정보 표시소재로도 활용될 수 있다.

엔스펙트라는 현재 4종류 이상의 나노입자를 사용하는 경쟁사의 컬러 전자종이 구현 기술과는 달리 2종류의 나노입자를 사용한 컬러 전자종이 구현 기술과 전자종이용 전자잉크 기술을 바탕으로 투과도 가변 잉크 등을 개발 중에 있다.

김 대표는 “전자종이는 외부 광을 반사해 화상정보를 나타내기 때문에 인간 친화적인 디스플레이 기술이며 현재의 인쇄물이 사용되는 분야에는 모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대형 포스터 같은 광고나 public 디스플레이 분야가 가장 규모의 큰 응용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에 개발한 흑·백 전자종이 이미지 소재를 기반으로 해 컬러 전자종이 이미지 소재를 조속히 국산화할 예정”이라며 “전자종이 소재를 공급받지 못해서 다양한 사업을 추진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외 중소 SI와 모듈 업체들에게 적정한 가격으로 원활하게 전자종이 이미지 소재를 공급해 반사형 디스플레이 시장 확대를 지원하고, 이 분야의 강소기업으로 성장하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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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승준 2020-12-08 20:42:38
우리는 쇼핑을 할 때마다 전자종이를 정말 많이 쓰는데도 불구하고 전자종이 시장을 해외기업들이 대부분을 점유하고 있고, 대만 기업이 독점하고 있다는 것과 국내에서는 전자종이 제품이 거의 나오지 않고 있다는 것이 안타까웠다. 앞으로 우리나라 기업들이 힘내서 국산 전자종이를 개발하는 날이 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