쉴드 TBM 활성화, 경제성 확보가 우선…
쉴드 TBM 활성화, 경제성 확보가 우선…
  • 전찬민 기자
  • 승인 2020.12.02 17: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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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저널 전찬민 기자] 도심지 터널 시공이 활발해짐에 따라 효율적인 시공을 위해 앞으로 쉴드 TBM이 활용될 전망이다.

현재 터널 시공 시에는 천공-발파 공법과 기계굴착 공법으로 구분돼 활용되고 있다.

터널을 굴착하는 전통적인 방법인 천공-발파는 NATM(New Austrian Tunnelling Method)공법과 NMT(Norwegian Meothd of Tunnelling)공법이 있다. 하지만 이 공법들은 발파를 해야하기 때문에 도심지에서 소음, 진동으로 인해 민원문제가 발생하고 있으며, 하저 혹은 해저를 통과하는 터널 시공의 경우 과다한 지하수 유입의 우려도 있다.

또한 광의의 기계굴착은 로드헤더나 굴삭기를 포함하고 있으며 일반적으로는 최근 전 세계적으로 주로 적용하는 터널 공법인 TBM(Tunnel boring machine)을 지칭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비싸다는 경제성의 문제와 터널공사 연장이 길어져야 유리한 실용성의 이유로 NATM공법에 비해 적용 사례가 현저히 적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기존 발파 공법과 TBM공법의 단점을 해결하고 도심지 터널 시공 시 가장 효율적인 공법으로 쉴드 TBM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쉴드 TBM 공법은 원통형 전단면 굴착기로 막장압과 강재로 된 원통형 쉴드로 막장면의 안정을 유지하고 굴착해 주로 도심지와 같이 비교적 저심도의 연약지반에 적용된다. 연약지반에 쉴드를 통해 막장면 붕괴와 지표침하를 억제할 수 있고, 발파를 하지 않기 때문에 소음, 진동을 최소화 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또한, 지상의 작업장에서 만들어진 세그먼트를 조립해 라이닝을 구성하고, 세그먼트 사이 조인트에 씰(seal)재 또는 가스켓(gasket)을 설치해 방수하는 비배수터널을 형성하기 때문에 터널굴착에 따른 지하수위 저하의 우려가 거의 없다. 이러한 비배수터널의 특성은 하저나 해저터널에서도 지하수 유입을 최대한 억제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렇듯 효율적인 쉴드 TBM의 활성화를 위해 한국터널지하공간학회는 지난 2018년 6월부터 2020년 6월까지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에서 발주한 ‘쉴드 TBM 활성화를 위한 경제성 확보방안’에 대한 연구를 수행했다.

이 연구의 책임자를 맡았던 고려대학교 건축사회환경공학부 최항석 교수(한국터널지하공간학회 부회장, 사진)는 도심지 터널공사에서 쉴드 TBM을 활성화하기 위해 세 가지 분야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장비와 부품 분야에서는 재제작 쉴드 TBM 활용, 합리적인 신규 쉴드 TBM 설계와 제작, 분리형 디스크커터를 활용 등에 대한 방안을 제시했다. 또한 세그먼트 라이닝 분야에서는 내역품에 의한 세그먼트 단가 현실화, 구간별 소요 철근보강 차등화, 원형 세그먼트 형상의 축력을 고려한 현실적인 설계 방안 등이 주된 내용이다.

마지막으로 공사비 산출기준 분야로는 쉴드 TBM 내역체계 표준화, 쉴드 TBM 표준작업인원 편성, 세그먼트 제작 품질기준, 쉴드 TBM 장비비 기준 등을 통해 경제성 확보를 위한 방안을 제시했다.

최 교수는 “이와 같은 기술적인 방안을 모두 반영하더라도 아직 NATM에 비해 경제적 우위를 확보하기 어려움이 있다”며 “하지만 NATM에 비해 쉴드 TBM 공법이 갖는 사회적, 경제적 간접편익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가까운 미래에 국내 쉴드 TBM 시장이 급속하게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기술적인 방안과 더불어 쉴드 TBM 단면 표준화를 통한 TBM 장비 재활용 증대와 터널공사 공구 연장을 통한 쉴드 TBM 장점 극대화 등 활성화를 위한 정책적인 방안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일본은 오래전부터 쉴드 TBM의 기술을 발전시켜 왔고, 특히 최근에는 중국도 TBM 터널기술이 눈부신 성장을 하고 있다. 반면 국내에서 쉴드 TBM 기술이 발전하지 못하는 이유 중에 하나는 역설적으로 NATM 기술이 세계 최고 수준이기 때문이다.

최 교수는 NATM은 청동기시대의 기술이고 TBM은 철기시대의 기술이라고 비유하고 있다. 아무리 청동기 검이 날카롭고 단단해도 철제 칼에 질 수 밖에 없는 것은 역사적 흐름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는 “국내에는 아직 쉴드 TBM을 제작 생산하는 기업이 없고 하드웨어에서는 아직 후발주자”라며 “하지만 최근에 국토교통부에서 수행하고 있는 ‘스마트건설’ 사업의 ‘머신러닝 기반 TBM 스마트운용 기술 개발’과 같은 소프트웨어 기술개발 연구가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어 국내 TBM 기술의 전망은 기대해 볼만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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