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로봇 조작·이동기술 어디까지 왔나?
서비스 로봇 조작·이동기술 어디까지 왔나?
  • 김하늬 기자
  • 승인 2020.10.20 09: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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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저널 김하늬 기자] 그간 국내 로봇시장은 자동차,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공정을 중심으로 제조용 로봇의 활용이 주를 이루는 매우 제한된 시장이라고 평가받아 왔다. 하지만 정부의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향상된 로봇 기반 기술과 더불어 인공지능 기술의 급속한 발전 등으로 국내 로봇 제품들의 수준이 빠르게 향상되고 있다.

기술의 발전과 함께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사회적 변화, 코로나 등 환경적 변화는 국내 로봇 시장 확대의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특히 기존에 로봇을 활용하던 제조 산업뿐만 아니라 서비스 분야 등 산업 전반에서 로봇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최근 새롭게 등장한 배달로봇, 무인커피점로봇, 치킨조리로봇 등이 그 사례로 손꼽힌다.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로봇을 이용해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받기 원하는 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무엇보다 도시 생활 속에서 구동할 수 있는 서비스형 로봇에 대한 관심은 매우 높다.

이를 위해 한국전자기술연구원 스마트머신·로봇연구단 지능로보틱스연구센터는 최근 밀집군중 자율주행로봇 기술인 ‘DeepExpress’의 첫 번째 로봇 플랫폼 출시를 앞두고 있다.

지능로보틱스연구센터 황정훈 센터장(사진)은 “아직까지 연구단계이기 때문에 바로 시장 도입이 가능할 정도의 최적설계가 된 플랫폼은 아니지만 도시생활 환경에서의 자율주행 기술을 구현하고 실증할 수 있는 로봇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공학저널은 특히 로봇 조작기술과 이동기술에 주력하고 있는 지능로보틱스연구센터 기술의 현황과 함께 국내 로봇 시장의 전망을 알아봤다.

 

최근 연구 중인 로봇 ‘조작기술’에 대한 자세한 설명 바란다

우리 연구원의 로봇 조작기술은 로봇피킹을 위한 인공지능 기술부터 매니퓰레이터, 그리퍼, 그리고 이를 위한 구동모듈과 힘-토크센서까지 기술 체계를 탄탄하게 구축하며 조작기술의 토탈 솔루션을 보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조작기술을 고도화하기 위해 연구원은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협업 지능 개념을 포함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로봇이 정해진 위치로만 빠르게 이동하며 작업했다면, 지금의 로봇은 상황이 변화더라도 그 상황을 인지하고,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기술이 필요합니다.

또한 로봇이 물건을 잡고 옮기는 작업을 수행함에 있어 과거와는 달리 제품이 다양하게 바뀌고 심지어는 처음 보는 물건도 다루어야 하는 일이 최근 제조·물류 현장에서 요구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산업 트렌드와 연구 트렌드를 적극 반영해 산업에 기여할 수 있는 연구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현재 수행하고 있는 로봇피킹 조작기술 과제 중 특징적인 과제는 바로 FPCB 과제(제조·물류공정을 위한 머신러닝 기반 변형가능물체의 작업 계획 파지 및 조작기술 개발)입니다. 센터의 연구원들이 기업과 협업을 통해 피킹기술이 가장 효과적으로 쓰일 수 있는 사례를 직접 발굴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과제입니다. 다양한 모델의 FPCB를 로봇이 피킹해 트레이에 적재를 하는 로봇 자동화 시스템에 대해 연구를 진행 중입니다.


국내 로봇 ‘이동기술’의 현황은

현재 공장/창고 등을 위한 실내 이동기술은 로봇의 원가만 높이면 기업들도 충분한 성능을 보일 수 있을 정도로 기술이 성숙된 상태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많은 실내 공간 또는 실외 이동기술은 교착상황이나 이상상황을 사람이 개입해서 풀어야 하는 실정입니다. 쇼핑몰이나 마트, 터미널 같은 다중이용시설 같은 공간은 아직 로봇이 풀 수 없습니다. 때문에 연구원은 우수한 대학들과 함께 도시생활환경에서 밀집군중 자율주행하는 로봇 플랫폼을 연구하는 DeepExpress 과제를 수행하고 있으며 올해 첫 플랫폼 출시를 앞두고 있습니다.


최근 센터의 주요 성과 또는 이슈가 있다면

현재 수행 중인 ‘사람을 위한 조립설명서를 이해하는 로봇용 인공지능 개발’ 과제에서 올 12월 각 세부들 간 챌린지 대회가 열릴 예정입니다. 고객이 가구를 조립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는 기업의 경우와 유사하게 설명서를 인공지능 로봇이 이해하고 조립할 수 있도록 기술을 개발하는 과제입니다.

일반적으로 그림과 글로 된 조립설명서를 보면, 정보들이 많이 생략돼 있어 로봇이 이를 해석하기 위한 기술적 난제가 있습니다. 또한 레고 조립설명서와는 달리 디자이너가 개입한 일러스트로 작성돼 있는 경우도 존재해 인지가 어렵다는 문제도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로봇의 가구조립전체과정을 구성하는데 필요한 정보를 도출하는 인공지능 기술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연구를 진행함에 있어 가장 어려운 부분과 정책적, 사회적으로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로봇은 그간 자동화 시스템의 일부로 활용되며 대량생산에 있어서는 효율이 뒤떨어지고, 소량이거나 복잡한 공정에서는 능숙한 사람의 작업성에 뒤쳐져 단순 이적재, 용접 등 일부 제한된 분야에만 주로 활용 돼 왔습니다. 최근에는 인공지능 기술과 융합이 가속화 되면서 사람을 대신해 작업할 수 있는 융통성 있는 기계로 인식되기 시작했지만 아직까지 사람의 융통성·창의성 부분에 많이 못 미치는 것도 현실입니다.

이로 인해 많은 기업에서 로봇 도입을 계획할 때 높은 기대에 충족하지 못해 로봇에 쉽게 실망하곤 합니다. 로봇에 대한 높은 기대는 로봇을 연구하는 입장에서도 가장 어려운 부분입니다. 소비자 또는 기업이 원하는 수준의 로봇기술은 단숨에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님에도 연구자들을 바라보는 시각은 그러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다행인 것은 산업부를 중심으로 정부에서 꾸준히 로봇 기술개발과 상용화를 위한 투자를 지속해 국내 로봇기술이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희도 수요자인 기업의 기대와 정부의 정책적 지원에 부응해 열심히 기술개발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로봇활용 표준공정모델개발, 로봇융합부품지원 기반구축, 협업지능기반 로봇활용 기반구축 등을 반드시 성공적으로 수행해 로봇산업의 성장에 분명한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향후 계획과 장기적인 비전은

현재 연구원이 활발하게 연구하고 있는 이동 기술과 조작 기술을 하나의 로봇 플랫폼에 담을 수 있다면 더 많은 로봇 서비스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로봇 기술개발에 그치지 않고 우리나라가 로봇을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로봇 기술의 서비스화·패키지화 제공을 통해 로봇산업에 기여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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