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보다 빠른 철도, HTX…현실과 더 가까워지다
비행기보다 빠른 철도, HTX…현실과 더 가까워지다
  • 김하늬 기자
  • 승인 2019.03.03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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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신교통혁신연구소 이관섭 소장

[공학저널 김하늬 기자] 비행기보다 빠른 철도가 있다면 믿을 수 있을까. 하지만 비행기보다 빠른 철도는 이미 생각보다 우리의 삶에 더욱 가까이 와 있다.

1200km/h로 달리는 철도인 하이퍼튜브((HTX: Hyper Tube eXpress)를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신교통혁신연구소에서 개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기술의 주요 기술의 개발은 이미 완료된 상태다.

HTX는 진공에 가까운 튜브 안에서 날개가 없는 비행기가 날아가는 것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대륙 간 비행기 속도가 800~1000km/h임을 감안하면 비행기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주행한다. 차량은 자기부상으로 띄우고 선형모터를 이용해 달리게 하는 원리며, 공기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해 튜브 내부를 거의 진공에 가까운 상태로 유지한다.

참고로 지상에서 달리는 차량이나 열차는 속도가 2배가 되면 공기저항력은 4배가 되고 이 저항력을 이기고 달리기 위해 필요한 에너지는 8배가 된다. 자기부상 기술과 초고속 선형모터 추진기술 뿐만 아니라 튜브 내에서 캡슐차량이 안정적으로 주행하기 위한 능동형 주행안정화 기술, 아진공 튜브와 튜브의 연결부위 기밀유지 기술, 수많은 캡슐차량을 초고속으로 무인 운행하기 위한 아음속 캡슐 운행제어기술 등이 하이퍼튜브의 핵심 요소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HTX는 미국의 하이퍼루프와 유사한 기능이라고 볼 수 있지만, 차량의 부상방식과 추진방식이 전혀 다르다.

HTX의 부상방식은 전자기유도반발식(EDS : Electro Dynamic Suspension)이며, 캡슐차량 하부에 장착된 초전도 전자석과 튜브 바닥에 설치한 도체 대향판 또는 전자기 코일의 전자기 유도작용에 의해 반발력이 발생하여 차량을 부상시키는 원리다.

추진방식은 차량 바닥에 설치한 초전도 전자석과 튜브에 설치한 삼상 코일에 의한 선형동기모터(LSM: Linear Synchronous Motor) 구동 방식이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신교통혁신연구소 이관섭 소장(사진)은 “엘런머스크가 하이퍼루프를 제안한 2013년보다 4년 전인 2009년부터 과기부 산하 정부출연연구원인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은 ‘초고속 튜브철도 핵심요소기술 기초연구’라는 명칭의 기관 주요사업으로 한국형 튜브트레인을 연구하기 시작했다”며 “이 연구사업에서 하이퍼튜브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튜브 내부의 공력특성연구와 튜브의 기밀특성연구가 수행됐다. 2010년에는 1/52로 축소한 열차모형으로 0.2기압의 저진공 튜브 내에서 시속 700Km의 주행시험을 세계 최초로 수행해 튜브 내 열차의 공력특성 파라미터를 규명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철도연은 2013년부터 한국기계연구원과 공동으로 ‘초고속 자기부상철도 핵심기술개발’을 국토부 국가R&D로 착수해 시속 550Km급 초고속 LSM 추진기술과 30톤급 차량 부상기술을 개발하고 단거리 시험선을 구축해 초고속 하이퍼튜브의 추진과 부상 기반기술을 확보하게 됐다.

2016년부터는 본격적인 기술 개발에 돌입하게 됐다. ‘아음속 캡슐트레인(하이퍼튜브 HTX) 핵심기술개발’을 과기부 BIG사업으로 착수해 하이퍼튜브에 대해 공력, 주행 안정성, 기밀 튜브, 아음속 추진, EDS부상, 아음속 운행제어 기술 등 6대 핵심 기술을 본격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지난 2018년도에는 철재를 이용한 아진공 튜브의 실대형 시제품을 개발해 튜브의 진공도, 연결부의 기밀유지, 진공펌프와 진동제어 특성 등의 연구가 진행됐으며, 0.001기압에서 장시간의 기밀유지 성능도 확인했다. 튜브는 직경 2.6m, 총길이 10m (4m 튜브와 6m 튜브 연결)의 아진공 튜브와 진공펌프시스템으로 구성돼 있다. 또한, 아음속 모듈형 추진장치, 냉동기 분리형 초전도 전자석 시작품, 반능동 주행안정화 장치 실험모델 등이 설계 제작됐다.

하이퍼튜브의 핵심 기술은 아진공 튜브 및 기밀유지 기술, 캡슐차량을 부상시키는 자기부상기술, 캡슐차량을 주행시키는 초고속 선형모터기술, 캡슐차량을 안정적이고 승객의 안전을 보장하는 주행안정화 기술, 캡슐차량을 초고속으로 무인 운전하는 운행제어 기술, 아진공 내부에서 최적의 속도와 저항력 극소화를 위한 튜브 내 공력설계 기술, 승객을 안전하게 수송할 캡슐차량기술, 캡슐차량 플랫폼과 역사 설계 기술이다.

아진공 튜브는 현재 국내 생산되는 철재를 활용하여 제작되었고, 튜브 연결부의 기밀유지는 개스킷을 이용한 플렌지 연결 방식으로 구현됐다. 기밀이 유지되는 콘크리트 소재는 기술개발 중이다. 0.001기압을 만들기 위해 국내 진공펌프를 활용했고 튜브 내 압력을 측정해 진공제어기를 활용해 튜브내의 압력을 유지하게 된다.

자기부상기술은 캡슐차량에 초전도 전자석을 탑재하고 튜브 내 주행로에는 전자코일을 장착하여 캡슐차량이 주행하여 일정속도에 도달하면 부상이 되는 전자기유도반발식(EDS: Electro Dynamic Suspension) 부상방식을 적용한다. 초전도 전자석의 최대 단점이 무거운 냉동기가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하여 차량내부에 냉동기를 장착하지 않고 초전도 전자석의 성능을 일정시간 유지할 수 있는 냉동기 분리형 초전도 전자석을 사용한다.

주행안정화 기술은 능동형 고속 응답 현수장치를 탑재하고 6자유도 운동을 제어할 수 있는 초고속 6자유도 대차 주행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운행제어 기술은 정지부터 최고시속 1200km/h로 다양하게 주행하는 수많은 캡슐차량을 동시에 무인으로 운전을 제어하는 기술로, 자율주행제어, 군집주행제어, 열차 간 간격제어, 가상 연결제어 등의 기술이 적용된다. 모든 캡슐차량의 위치와 속도는 초고속 정밀 측위기술을 이용해 실시간으로 정밀하게 측정되돼운행제어 센터로 송신된다.

튜브 내 공력설계 기술은 캡슐속도, 튜브 내부의 아진공 압력, 캡슐차량과 큐브의 크기 비율 등을 운행조건에 적합한 파라미터 최적화 기술이 적용되며, 이를 위한 아진공 공력해석 및 상사실험을 통한 주요 파라미터 추정기술 등이 적용된다.

이러한 하이퍼튜브가 현실이 되면, 대한민국의 일상에는 크나큰 변화가 예상된다. 전국이 ‘통근생활권’이 되기 때문이다.

이관섭 소장은 “하이퍼튜브가 실용화돼 전국 주요 도시가 네트워크 되면 전국이 30분대 도시생활권으로 묶이게 된다. 지역 간 교육과 문화 격차 문제가 해소는 물론 국토의 효율적 이용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해운대에 집을 가지고 서울로 출퇴근이 가능하게 되는 등 생활의 패러다임이 바뀌게 될 것”이라며 “하이퍼튜브는 목포-제주, 한-중, 한-일 해저터널 노선에 활용이 가능하고, 동북아 네트워크 구축과 유라시아 대륙 연결 노선 등에도 활용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미국의 Virgin Hyperloop One은 향후 30년간 하이퍼루프 세계시장 규모를 100여국 2600개 노선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는 1개 노선이 평균 10조의 건설비라고 한다면 2경 6000조에 해당하는 큰 시장이다. HTX가 실용화노선 구축을 통해 상용화 된다면 세계시장을 선도하고 한국이 새로운 대형 성장동력을 가지게 됨은 당연한 사실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관섭 소장은 “HTX 개발을 통해 초고속 육상 신교통을 세계 최초로 실용화해, 대한민국을 어디서나 출퇴근할 수 있는 도시형 국가로 만들고, 세계시장을 선점해 대한민국의 신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정부의 미래지향적 기술 개발에 대한 발 빠른 투자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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