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부품 경쟁력' 확보해야…
로봇 '부품 경쟁력' 확보해야…
  • 김하늬 기자
  • 승인 2020.09.18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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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저널 김하늬 기자] 비대면 시대 꼭 필요한 기술 중 하나로 꼽히는 로봇은 최근 사람과 함께 소통하고 협동하는 ‘공존’의 의미가 중요시되고 있다. 이전까지 로봇들은 인간과 구분된 행동반경을 가졌지만, 최근에는 그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로봇은 크게 산업용 로봇과 서비스 로봇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이 중 산업용 로봇은 이미 오래전부터 비대면 기술 시대를 준비해온 것으로 보이고 있다. 일찍이 산업에서 인간을 도와 생산성을 높이는데 큰 기여를 해온 것이다.

산업용 로봇에 비하면 작은 규모였던 서비스 로봇도 최근 큰 수요가 창출되는 시점을 맞이하고 있다. 개인용뿐만 아니라 공공서비스 로봇까지 광범위하게 규모가 커지고 더욱 실생활에 근접하게 개발되고 있는 것이다. 바리스타 로봇 ‘빌리’, 호텔로봇 ‘엔붓’ 등은 사회 전반에 밀접하게 자리 잡고 있는 사례로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의 여파로 비대면 경제가 가속화되고 있어 로봇의 접근은 더욱 빠른 시일 내에 활성화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제어·로봇·시스템학회 강덕현 회장(사진)은 “바람직한 산업계의 방향은 이미 시장이 성숙발전 단계에 있는 산업용 로봇 분야가 4차 산업, 언택트 등의 순풍으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해주는 것이고, 이러한 자본이나 기술이 자연스럽게 서비스 로봇 등의 분야로 자연스럽게 확대 발전하는 것이라고 본다”며 “문제는 산업용 로봇 업계가 지나치게 국내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 등에만 치우쳐있고, 다양한 고객의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지 못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국내 로봇 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지 못하는 이유가 낮은 부품 경쟁력과 생태계가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특히 서비스 로봇분야는 시장이 성숙될 때까지 과연 얼마나 지속적으로 투자가 이루질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강 회장은 가장 시급한 부분은 로봇 생태계와 부품 경쟁력 확보임을 강조했다.

그는 “산업용 로봇 산업에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하는 기업이 별로 없고, 국내 기업 간 서플라이 체인도 빈약한 상황”이라며 “반도체, 디스플레이의 높은 점유율과 고령화가 진행 중인 국내 시장만으로는 성장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글로벌 시장 수출의 매출이 적어도 50% 가량은 차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때문에 일본의 수출 규제 선언 이후 기술개발 중심의 정책이 마련된 것처럼, 이후 전략 또한 생태계지원, 부품 국산화 그리고 글로벌 경쟁력강화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는 것이 바로 강 회장의 의견이다.

로봇에 쓰이는 중요한 분야는 바로 부품과 요소 기술이다. 최근 들어 부품 기술의 국산화가 상당히 진행되고 있고, 정부차원에서도 지원을 하고 있지만 아직 선진국에 비하면 부족한 수준이라는 산업·학계의 목소리가 높다. 산업계와 정부에서 부품과 요소기술에 대해 연구·개발과 지원을 지속적으로 늘려야 한다는 것.

특히 올해는 팬데믹으로 인해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경제적 파장이 미치게 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부품·소재에 대한 해외 의존도를 낮추고 대체수입선 확보, 수출다변화를 통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내 로봇 기술의 발전과 산업 생태계 조성에 대한 학계의 노력도 눈여겨볼만 하다.

그 중 제어·로봇·시스템학회는 1994년 창립한 올해 26년차의 중견학회로 국내 제어·자동화 기술연구와 교육에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강 회장은 “현재까지 국내 로봇기술 발전은 학회 원로 연구자들이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결과로 볼 수 있다”며 “아울러 제어, 로봇, 시스템 기술은 핵심 기술 분야로 산업체와 학계간의 유기적인 관계가 활발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협력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는데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제어·로봇·시스템학회는 국제유명과학색인에 등재된 국문논문지와 SCIE의 상위 Q2에 랭크된 International Journal of Control, Automation, and Systems라는 국제학술지를 월간으로 발행하고, 2001년부터 매년 20개국 이상 해외 연구자들이 참여하는 국제자동제어학술회의를 주최함으로써 국내외 연구자들의 활발한 교류를 이루고 있다.

특히 작년에는 국제자동제어연맹(The International Federation of Automatic Control)의 최대 학술행사인 IFAC World Congress의 2026년 한국 개최를 확정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강 회장은 “창립 26년을 맞이한 학회는 단순히 눈앞의 이해관계를 떠나 유관 학회, 융합분야, 산학 파트너쉽, 관련분야 인재양성 등 균형감각을 가지고 장기적 안목으로 학회를 운영해 세계적인 학회로 거듭날 것”이라며 “특히 비대면 시대에 있어 어떤 방식으로 학술활동을 해나갈지, 많은 학회 구성원들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고 있다. 새로운 길을 가는 것은 어렵고 힘들지만 앞으로 우리가 나아갈 방향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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