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기술 발전, 사회적 인식 변화·대규모 실증 필요
자율주행 기술 발전, 사회적 인식 변화·대규모 실증 필요
  • 박인교 기자
  • 승인 2020.09.11 09: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공학저널 박인교 기자] 자율주행을 활용한 모빌리티 서비스가 오는 2050년이 되면 수백 조의 비즈니스를 창출할 것이라는 예측이 이어지고 있다. 완전자율주행이 이뤄진다면 생활패턴과 편의성, 서비스 등은 기존에 존재하지 않았던 형태로 발생할 전망이다. 하지만 이는 언제까지나 완전자율주행이 가능하다는 전제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현재 국내 자율주행 기술의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최근까지 차량에 적용된 사례로는 차량이 차선 중앙을 따라가거나 주행 중 앞차와 간격을 유지하는 ‘레벨 2’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이 상용화가 된 상태다. 자동차에 장착된 센서와 하드웨어, 인공지능 SW 시스템이 운전자를 대신해 운행하는 ‘레벨 4·5’ 단계 기술은 아직 개발 중에 있다. 기존 자율주행차는 위성 위치정보(GPS)를 이용해 운행하지만, 최근 개발된 자율주행 기술은 차량 센서와 카메라가 인식한 위치정보 데이터를 모아 구축한 정밀 맵을 기반으로 운행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이러한 기술을 개발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정밀 맵과 카메라 영상기술을 활용해 30㎝ 내 오차 범위에서 위치를 인식하는 세계적 수준의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나아가 자율주행차가 인식하기 어려운 신호등 정보와 보행자 인식, 차량 속성 정보 등을 정확하게 파악하도록 딥러닝 기술을 적용해 알고리듬을 최적화하는 작업을 수행 중이다. 이에 따라 공학저널은 현재 자율주행 관련 가장 활발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ETRI 지능로보틱스연구본부 최정단 본부장과 만나 자율주행 연구 현황과 발전 전망에 대해 들어봤다.

Interview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지능로보틱스연구본부 최정단 본부장

국내 자율주행 기술은 현재 어느 정도 단계인지

국내 자율주행 기술은 여전히 해외선진국과 비교해 3~5년 정도 느린 상황이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제품의 상용화 수준은 자율주행 3단계 미만이며, 연구개발 수준은 선진국과 비교하면 1~2년 뒤처지거나 유사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잘 갖춰진 세계 최고 수준의 ICT인프라 강점을 활용해 스마트 가로등이나 교차로의 신호등 등을 연계한 인지성능 고도화 연구개발 시도는 2027년 자율주행4단계 수준의 자율주행 모빌리티 서비스 실현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그간 본부에서 수행했던 자율주행 관련 연구는

지능로보틱스연구본부는 자동차와 로봇의 물리적이고 기계적인 장치에 관한 지능화 기술을 연구해 가정과 산업 환경, 그리고 이동하는 시간과 공간을 안전하고 편리하게 개선하고자 인공지능, 통신, 클라우드, 엣지 컴퓨팅 등 ICT 전반적인 SW를 다룹니다. 그간 국내 실도로 환경 주행데이터, 학습데이터 셋 공개와 관련 핵심 요소기술 공개를 통해 국내 로봇·자율주행차 산업 활성화와 생태계 확산의 노력을 경주하고 있습니다.

특히 본부는 사람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상황에 적합한 정서적 교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장시간, 고강도의 노동환경을 안전하게 개선할 수 있는 로봇지능핵심기술 개발과, 교통약자에게 유무인의 운전자가 혼재된 주행환경에서도 끊김 없는 이동서비스를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도전적인 기반R&D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본부에서 가장 주력하고 있는 연구에 대한 자세한 설명 바란다

자율주행과 관련해 자율주행지능연구실에서 운전석이 없는 완전자율주행 차량을 이용해 ETRI 자율주행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기술을 탑재한 자율주행 4단계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차선이 없는 비정형도로, 야간 등 열악한 주행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센서 융합·지능고도화 연구와 다양한 주행경험데이터 기반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연구·개발 중입니다. 이러한 도전적인 문제로의 접근은 민간에서 투자하기 어려운 분야이며, 정부출연연구소의 역할과 임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더욱 이러한 분야 연구·개발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인간로봇상호작용연구실에서는 고령자를 이해하고 정서적으로 반응하면서 상황에 적합한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 주는 휴먼케어 로봇 원천기술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고령자 행동특성 이해에 기반 한 개인프로파일링 기술, 강화학습을 통한 로봇 상호작용 행위 생성 기술, 휴먼케어 로봇 통합 시스템 기반의 고령자 특화 서비스 개발 등을 진행하고 있고, 관련 대규모 데이터 셋·SW 공개를 통해 국내외 기술 확산을 적극적으로 추진 중입니다.

한편, 지능로봇연구실에서는 대규모 물류창고나 농업환경과 같은 장시간·고강도의 반복적 작업을 요구하는 노동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로봇 작업지능 원천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우체국 물류센터 등에서 다양한 종류의 소포를 지능적으로 조작하는 로봇 조작지능 기술과 과수원 등의 비정형 농업 환경을 위한 로봇 이동지능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연구를 수행하며 사회적·정책적으로 겪는 어려움이 있다면

로봇이나 자율주행차의 기술력은 조금씩 상승되고 있으나, 여전히 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시장에서의 경쟁력은 약한 상황입니다. 인간의 일자리를 대신할 로봇이라는 대중의 인식과 자율주행차는 위험하다는 기술에 대한 불신감이 팽배돼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자율주행차를 이용한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는 기존의 택시나 공공버스, 마을버스와 같은 기존 산업생태계와의 마찰을 일으킬 수 있다는 사회적 평가도 존재합니다.

하지만 로봇은 단순 반복적인 인간의 노동을 대신하고 인간은 보다 가치 있고 창의적인 노동 담당자로 변화 될 수 있으며, 자율주행차는 기존 산업생태계가 감당하기 힘들고 비용보다 공공교통문제 해결을 위해 활용 가능합니다.

이러한 사회적 불신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기반R&D 성과가 리빙랩 기술실증까지 연계해 확산·수행함으로써 사회적 수용성을 높일 필요가 있습니다. 때문에 다양한 서비스 실증 경험이 선행 연구개발에 반영될 수 있도록 선순환 구조로 이어지는 R&D 지원이 필요합니다. R&D의 성과가 사업의 평가로만 끝나지 않고 민간이 수행하기 어려운 서비스 실증의 일부도 R&D 분야로 수행돼야 하며, 특히 자율주행차와 로봇분야는 이러한 대규모 실증이 필수적으로 요구됩니다.

올해 연구본부의 주요 계획과 향후 비전은

최근 정부의 인공지능학습용 데이터 구축 사업인 디지털 뉴딜(데이터 댐)과 관련 지능로보틱스연구본부는 향후 고령화·노동력 부족 시대의 스마트 라이프를 위해 스스로 상황을 판단하고 자율적으로 안전하게 동작하는 ‘사회적 지능’을 갖춘 로봇·자율주행차 핵심·기반기술 개발 분야에 집중할 예정입니다. 이를 통해 인공지능 기반 지능로보틱스 원천 연구의 선구자적 역할을 수행하고자 합니다.

향후 강우, 강설 등 악천후·야간 환경, 복잡한 도심지, 골목길, 차선이 없는 시골길 등에서도 상시 주행이 가능한 레벨5 완전자율주행이 기술이 실현될 수 있도록 끊임없는 연구개발과 테스트를 통해 자율차 분야에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고자 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