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에 대한 인식 변화, 개인과 사회가 함께 모색해야…
성에 대한 인식 변화, 개인과 사회가 함께 모색해야…
  • 김하늬 기자
  • 승인 2020.02.06 14: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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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저널 김하늬 기자] 창업시장은 누구나 발을 들일 수 있다는 점에서 성별에 큰 구애를 받지 않는 편에 속한다. 하지만 아직까지 국내 산업구조, 선입견에 의해 여성 창업자의 능력, 결과물에 대한 평가가 냉정함을 느끼는 여성 대표들도 있다.

㈜노리앤드 이혜진 대표이사는 창업 전 기업에서 최연소 임원직까지 맡으며, 그 실력을 인정받았지만 회사 재직시절부터 창업을 한 지금까지 어린 여성에 대한 남다른 시선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어 왔다.

15년 간 산업용 단말기 제조사에서 설계, 구매 등의 직무를 두루 수행하며 전문성을 쌓아온 그는 개인의 삶을 포기할 만큼 일에 몰입한 결과 역량과 실력을 인정받아 20대 나이에 최연소 여성 임원이 되며 주목을 받았다.

어린 여성이 임원이 된 것에 대한 조직 내 좋지 않은 시선과 인정해주지 않는 분위기로 인해 일의 즐거움을 느끼면서도, 투입되고 있는 구조적 노동 손실, 환경 개선에 대한 생각은 끊임없이 이어졌다.

힘들게 이뤄낸 임원이라는 타이틀을 버리고 이 대표는 결국 퇴사를 선택, 노리앤드를 설립했다. 하지만 회사를 경영하는 일 역시 심적·물리적으로 상당한 노력이 필요한 일이었다.

초기 기업에 대한 국가적 지원이 양적, 질적으로 확대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제조업에 대한 지원은 상대적으로 부족한 편이다. 제조 창업은 타 산업에 비해 더 다양하고 많은 자금이 소요되기 때문에 이 대표는 제조 스타트업에 대한 지원 내용을 지속적으로 찾아야만 했다.

비교적 어린 나이에 로봇 산업에 뛰어 든 그의 나이와 성별도 사업 추진에 있어 약간의 어려움이 되기도 했다. 기술력이 충분함에도 그를 우습게 보는 이들도 있었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인력 문제였다. 스타트업 기업에는 경력사원이 주축을 이뤄 사업을 빠르게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대기업에 비해 적은 임금을 지불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좋은 인력을 확보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 노리앤드 역시 많은 사원들이 들어가고 나가기를 반복했다. 자연스레 사업의 성장은 늦어질 수 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그가 지금의 자리까지 오게 된 것은 오랫동안 회사생활을 함께 해왔던 동료 전문가들의 의리가 뒷받침됐다.

이 대표는 “노력의 대부분은 어려움을 헤쳐 나가는 과정과 그 과정에서 직면하는 냉정한 현실을 극복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늘 안고 있는 자금의 문제, 항상 부족한 인력, 그리고 국가 지원 정책 등이 그렇다”며 “힘든 시간을 버틸 수 있었던 것은 동료와 직원들의 힘이었고, 그것이 나에게는 지치지 않는 에너지원이 돼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자신이 겪었던 경험을 토대로 이 대표는 더욱 능력 있는 여성 창업자, 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성 고정관념이 없어질 수 있도록 사회 전반적으로 인식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창업하기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인식의 변화와 더불어 많은 인재들이 중소기업·스타트업에서 일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며 “나에게는 이중에서 어느 것이 더 크다 작다 말할 것 없는 한결같은 어려움”이라고 전했다.

이러한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이 대표는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노리앤드는 최근 업력이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한국여성벤처협회에서 주관하는 여성벤처창업케어프로그램에 참여해 최우수 창업자로 선정, 협회장 상을 받는 성과를 얻었다. 이 대표 역시 창업 전 기업에서의 기술융합 기반 제조 총괄 경력 인정받아 올해 협회 이사직을 임명받았다.

여성벤처협회는 제조, IT, 지식서비스, 유통 등 총 4개 분야에 사업을 영위하는 기술기반 벤처기업들이 교류하고 상호협력하는 단체다. 현재 많은 기업들이 기존의 비즈니스 영역에서 새로운 기술의 적용 혹은 타 영역과의 협력 등을 통해 사업기회를 확장하고 새로운 시장을 모색하고 있다.

이 대표는 “우리 회사의 사업방향 역시 교류와 협력을 통해 완성될 수밖에 없다”며 “창업이후 시장에 진출하기까지 또 그 이후 사업이 궤도에 오르기까지 서로 어려움을 공유하고 역량을 서로 지원하거나 협력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협회를 대단한 지원군이라고 말한다. 누구나가 다른 누구에게 서로의 지원군이자 함께 가는 동료가 돼 주기 때문이다.

이러한 지원군을 등에 없고 이 대표는 노리앤드의 구체적인 성공을 위한 발판을 마련 중이다.

이 대표는 “우리 제품이 시장에 나와 실제 물류 과정에 쓰이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잠재성을 인정받고 투자를 유치하고 굳건한 팀워크로 한 발씩 나아가다보면 가능한 날이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궁극적으로는 직원들이 노리앤드의 비전인 ‘더 적게 일하고 더 많이 노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마인드를 내재화하고, 놀 듯 일하고 일하듯 노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많은 여성 벤처기업인들이 회사를 성장시켜 IPO를 하고 코스닥 상장사가 되는 예가 지속적으로 나왔으면 한다. 노리앤드가 그 중에 하나의 예가 되도록 힘껏 노력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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