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공학이란 무엇인가?
인간공학이란 무엇인가?
  • 김하늬 기자
  • 승인 2020.09.03 11: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공학저널 김하늬 기자] 인류에게 새로운 미래를 제시하고 있는 첨단 기술이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이라 불리는 변화로 AI, 빅데이터, IoT, 로봇 등 기술이 더욱 고도화되고, 이에 따라 산업 또한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기술의 고도화, 산업의 발전 속에서 ‘인간’은 얼마나 고려되고 있는지는 살펴봐야 할 일이다. 인간을 위한 도구, 기술이 아닌 오로지 기술만의 발전이 이뤄지고 있지는 않은지 말이다.

최근 학계, 산업에서는 ‘인간’에 주목하고 있다. 인간공학(人間工學, ergonomics)이란 인간과 그들이 사용하는 물건과의 상호작용을 다루는 학문이다. 인간의 기계화가 아닌 인간을 위한 공학(design for human)을 말한다.

예를 들어 제품이나 작업장의 설계 단계에서 인적 요소를 체계적으로 고려하지 않을 경우, 사용자의 실수를 유발하거나 불편함, 불만, 심지어 심각한 재산과 인명 피해를 야기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잘못 설계된 제품이나 작업장을 사후에 수정, 복구하려면 엄청난 시간과 비용을 감수해야 한다.

기술을 가진 생산자의 입장에서 시스템이나 제품을 만들면 제작은 쉽지만, 사용자가 그 제품을 사용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생산자는 다시금 관점을 바꿔 사용자의 입장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를 정의하고, 사용자가 누구인지, 어떤 일을 하는지,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와 같은 점들을 파악하는 과정을 거칠 수밖에 없다.

대한인간공학회 윤명환 회장(사진)은 이러한 과정을 최소화하고 불편을 줄일 수 있는 최선의 해결책은 제품, 기계, 도구, 작업환경의 설계 단계에서 ‘인적 요소’를 고려하는 것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간공학적 설계에 가장 중요한 요소는 ‘사물을 보는 관점’으로, 인간공학적 시스템이나 제품 개발 단계에서는 사용자 중심의 시각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인간공학이 우리의 삶에서 적용되는 예시는 매우 다양하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침대, 신발, 의자, 자동차, 휴대폰 등 대부분의 제품에 인간공학적 요소가 적용돼 있다.

컴퓨터와 첨단 기술의 확산으로 사용자 친화적인 제품과 소프트웨어의 설계에서 인간공학은 매우 활발히 적용되고 있다.

특히 애플사의 제품들은 인간공학적 설계를 가장 잘 보여주는 예시 중 하나다. 애플사의 여러 제품은 다른 제품과 비교했을 때 기술과 기능적으로는 큰 차이가 없지만 사용자를 고려해 기능은 다양하게, 사용성은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간편하게 설계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윤 회장은 “이 작은 차이는 사용자 경험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사용자들은 이제 기술 자체보다도 기술을 사용하면서 얻는 경험을 더 중시하고 있으며, 이는 아무리 좋은 기술이라도 사용자의 만족감을 충족시켜주지 못한다면 선택받을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인간공학의 적용 분야가 더욱 확대되고 있다.

요통을 비롯한 다양한 근골격계 질환의 예방과 관리에 인간공학이 널리 적용돼 산업재해 감소에 크게 기여하고 있으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가치를 높여주는 인간중심적인 제품·서비스의 개발에 있어서도 인간공학이 필수적인 핵심기술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윤 회장은 “사물인터넷 기술이 발달하면서 이제는 IT 기술이 컴퓨터뿐만 아니라 모든 사물에 적용되는 시대가 됐다. 사물인터넷이 모든 사물을 네트워크로 연결해 정보를 공유하는 기술인만큼 인간 중심적으로 설계되지 않는다면, 기술과 사용성은 더욱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며 “사용자가 원하는 경험을 제품이나 서비스에 반영하기 위해 인간공학은 점점 더 발전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이러한 점에서 최근 인간공학 전문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인간공학 전문가는 여러 분야에서 제품과 작업방법, 서비스를 개선해 생산성과 경쟁력을 높이며, 고객의 만족도를 향상시키는 역할을 수행한다.

인간공학 전문가 집단인 대한인간공학회는 지난 1982년에 설립 후 인간공학 관련 학문과 기술을 발전에 큰 기여를 해왔다.

매년 2차례 정기 학술대회를 개최하고 있으며, 일본인간공학회와 정기적으로 학술교류를 수행 중이다. 지난 1994년에는 범태평양 인간공학 학술대회, 2003년에는 국제인간공학회 학술대회를 성공적으로 이뤄내며 세계에 국내 인간공학의 위상을 널리 알리기도 했다.

윤 회장은 “인간공학은 관점을 바꾸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일상생활 속에서 생기는 불편함을 그냥 지나치지 말고 관찰해보길 바란다”며 “누구나 작은 관점을 바꿔 생각하면 인간공학을 연구할 수 있다. 작은 변화가 큰 변화의 시발점이 된다는 사실을 기억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